추석 연휴 동안 순천만국가정원이 300만 번째 방문객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 숫자는 단순한 관람객 집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자연과 사람의 공존',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정원'이라는 철학이 현실 속에서 살아 숨 쉰 결과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와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생태공간이다. 30만 평의 광활한 정원에는 계절의 변화와 생태의 흐름이 그대로 드러나며, 사람들은 이곳에서 ‘머무름의 의미’를 새롭게 경험한다.
추석 연휴 기간 한복데이, 전통놀이마당, 음악공연 등은 정원을 일시적 축제의 공간이 아닌, 세대가 함께 문화와 감성을 나누는 살아 있는 무대로 만들었다.
대형 보름달 포토존과 전통놀이를 즐기는 가족들의 웃음소리는 정원이 단순히 '보는 곳'을 넘어 '사는 이야기의 무대'임을 보여준다.
세계 속의 정원, 기술과 문화의 융합
올해 순천만국가정원의 또 다른 특징은 '경험의 다양화'다. AI 통역 서비스, 실시간 도슨트, 다국어 안내 시스템이 구축되며 외국인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는 정원이 단순히 한국의 대표 관광지를 넘어,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자연문화 공간'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마트 지도와 AR 포토존은 첨단 기술을 접목해 자연과 디지털을 연결하고, '정원에서의 경험'을 한층 풍성하게 한다.
이러한 변화는 순천만국가정원이 단지 식물의 전시장이 아닌, 21세기형 생태관광 모델로서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300만 번째 방문객이 서울 은평구에서 온 3대 가족이었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이곳에서 가족은 단순한 '여행객'이 아니라 세대 간 기억을 공유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자연 속에서 함께 걷고 웃는 경험은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고,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단순히 식물과 공간의 조합이 아니다. 그것은 순천이라는 도시가 지닌 철학, 즉 "자연이 사람을 품는다"는 세계관의 구현체다.
순천만 습지에서부터 이어지는 생태축은 인간의 발길에 의해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정원은 '보전과 향유'가 대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의 모범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정원에서의 여유와 감동이 치유와 회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순천만국가정원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도시의 미래 모델을 보여주는 실험장이다. 자연, 기술, 문화가 융합된 순천의 정원은 앞으로 '정원문화의 세계적 중심'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품고 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