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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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AI) 기술의 주요 산업 도입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10억유로(약 1조6000억원) 규모의 AI 활성화 전략 ‘어플라이 AI(Apply AI)’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핵심 산업 전반에 AI 기술을 확산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로보틱스와 헬스케어, 에너지, 자동차 등 주요 산업 분야에 AI 도입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AI의 미래는 유럽에서 만들어져야 한다”하며 “이런 전략을 통해 유럽의 모든 주요 산업에서 ‘AI 우선(AI first)’ 방식을 확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의료, 제약, 에너지, 모빌리티, 제조, 건설, 농식품, 국방, 통신, 문화 등 10개 핵심 산업을 AI 우선 적용 대상으로 선정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AI 기반 선별 및 진단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고급 스크리닝 센터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제조·기후·제약 산업에서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예산은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및 디지털 유럽 프로그램(Digital Europe Programme) 등 기존 EU 연구개발 자금을 통해 조달되며, 각국 정부와 민간 부문이 이에 상응하는 추가 자금을 투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번 전략은 지난해 8월 발효된 AI 법(AI Act)으로 인해 복잡한 규제를 겪는 유럽 스타트업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조치이기도 하다. EU는 지난 4월 발표한 규제 완화 계획을 통해 AI 기술을 쉽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편, 같은 날 프랑스 핀테크 기업 콩토와 시장조사기관 아피니오가 공동 발표한 조사에서는 유럽 중소기업의 AI 활용도가 국가별로 큰 격차를 보인다는 것이 확인됐다.

유럽의 경영진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약 40%의 기업이 디지털 전환 준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또, EU 중소기업의 46%가 '챗GPT'와 같은 AI 도구를 매일 사용하지만, 디지털 회계나 데이터 분석, 화상회의, 전자문서 관리 같은 기초 디지털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AI 투자와 디지털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진행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대기업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국가별로는 독일 기업의 76%가 준비돼 있다고 응답했지만, 프랑스는 절반 가까이가 준비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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