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머코어(Mercor)가 설립 3년여 만에 100억달러(약 14조3600억원)의 기업 가치를 달성했다. 스케일 AI가 주춤한 틈을 타, 이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머코어는 27일(현지시간) 펠리시스가 주도하고 벤치마크, 제너럴 캐털리스트, 로빈후드 벤처스가 참여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기업 가치 평가액은 100억달러로, 이는 지난 2월 1억달러를 모금했던 시리즈 B 당시 20억달러의 5배에 달한다.
공동 창립자 3명은 모두 대학을 중퇴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피터 틸이 만든 펠로우십에 참여, 창업 자금을 지원받았다.
2023년 면접 기록과 이력서, 개인 포트폴리오 웹사이트를 분석하는 채용 회사로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 네트워크를 갖추며, AI 모델 훈련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분야로 사업을 전환했다.
현재 3만명이 넘는 계약자를 관리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매일 150만달러 이상을 지급한다. 이들은 저비용 단순 라벨링 작업이 아니라,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고급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작업자들의 시급은 시간당 평균 85달러(약 12만2000원)로 알려졌다.
머코어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메타가 스케일 AI의 지분 49%를 인수하고 알렉산드르 왕 CEO를 영입하면서부터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스케일 AI의 주요 고객은 비밀 유출을 우려, 거래를 중단하고 머코어 등으로 옮겼다.
이후 매출은 4배로 증가했다. 스케일 AI는 이 회사가 전 직원을 영입했으며, 영업 비밀을 훔쳤다고 고소하기도 했다.
브렌던 푸디 공동 창립자 겸 CEO는 ”우리는 코드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지식, 경험, 맥락을 공유함으로써 상담원들이 AI를 인간처럼 생각하도록 가르친다”라며 ”새로운 업무 유형을 창조하고 인간과 AI가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구체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분야에는 경쟁자들이 많다. 서지 AI(Surge AI)는 최대 10억달러의 신규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튜링 AI(Turing AI)는 지난 3월 22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인비저블 테크놀로지스(Invisible Technologies)는 지난 9월 1억달러를 유치하여 기업 가치를 20억달러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