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휴메인(Humain)이 미국으로부터 첨단 AI 반도체 수출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정부에 화웨이 장비를 절대 구매하지 않는 등 중국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타레크 아민 휴메인 CEO는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에서 “우리는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전통적인 중국 우호국으로, 현재 첨단 칩 반입에는 워싱턴의 별도 수출 허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민 CEO는 “미국 정부에 세부적인 보안 보증을 모두 제공했다”라며 “중국 화웨이 장비를 절대 구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밝혔다.
휴메인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국가 AI 전략의 핵심 기업으로 출범했다.
이번 행사에서 휴메인은 블랙스톤과 손잡고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앞으로 블랙록과 KKR, 디지털브리지 등 글로벌 투자사 참여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민 CEO는 과거 아람코 디지털과 일본 라쿠텐에서 경영을 맡았다. 휴메인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컴퓨팅 인프라 공급자로 도약하겠다”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의 AI 칩 확보가 필수적이다.
사우디 정부는 수개월째 미국과의 협상을 진행 중이며, 핵심 쟁점은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방지다. 인근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미 일부 기업에 대한 초기 수출 라이선스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민은 “민간기업 CEO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방어 패키지(defense package)’를 구성해 휴메인의 보안 체계를 미국에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 지역 그 어떤 기업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갖췄다”라고 말했다.
휴메인은 이미 엔비디아, AMD, 칩 스타트업 그로크(Groq) 등과 협력 관계를 맺었으며, 이번 주에는 퀄컴의 새로운 AI 칩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사우디 수출 허가를 위해 미국 정부에 라이선스를 신청한 상태다.
휴메인은 2026년까지 1만8000개의 AI 칩을 배치하는 1단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2030년까지 최대 4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민 CEO는 “미국과의 외교적 협의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다음 달 예정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