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인공지능(AI) 기업 휴메인이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과 새로운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걸프 지역 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디의 AI 기업 휴메인은 25일(현지시간) 첫 데이터센터 건설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아랍·이슬람권 특화 대화형 AI 앱 ‘휴메인 챗(Humain Chat)’도 공개했다.
리야드와 다만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는 2026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며, 각각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의 초기 용량을 갖출 예정이다.
휴메인은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 기업으로부터 최신 AI 칩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순방 도중 합의한 사안이다.
타레크 아민 CEO는 현지 규제 당국으로부터 엔비디아 AI 칩 1만8000개 구매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수출은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휴메인은 2030년까지 총 1.9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사우디를 걸프 지역의 AI 강국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드 조성도 추진 중이다.
이날 선보인 휴메인 챗은 자체 개발한 ‘알람(Allam)’ LLM을 기반으로 이슬람 가치와 문화를 반영해 설계됐다. 아랍어와 영어를 모두 지원하며, 이집트와 레바논 등의 다양한 아랍어 방언도 인식할 수 있다.
아민 CEO는 “사우디 인재들이 직접 개발한 소버린 AI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기술적 완성도와 문화적 정체성을 동시에 담아냈다”라고 강조했다. 알람 개발에는 120명의 AI 전문가가 참여했으며, 이 중 절반은 여성 인력이다.
이는 아랍에미레이트(UAE) 정부 연구 기관이 개발한 ‘팰컨 아랍어(Falcon Arabic)’ 모델을 겨냥한 것이다.
그동안 사우디는 UAE에 비해 AI에 소극적이었다는 평을 받아 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