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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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차세대 '시리'에 구글의 모델을 적용하기로 했다. 자체 모델이 준비될 때까지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언제쯤 교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간) 애플이 음성비서 시리에 구글이 제작한 매개변수 1조2000억개의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사용료는 연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르면 양사는 수개월간의 평가 과정을 거쳐 협상 마무리 단계다. 구글 모델이 탑재된 새로운 시리는 내년 봄 출시 예정이다.

이는 애플이 자체 모델의 한계를 인정하고, 외부 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을 의미한다. 오픈AI의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도 도입을 검토했지만, 올해 초 구글과의 협력으로 방향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맞춤형 제미나이 모델은 현재 애플의 클라우드 기반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가 사용하는 1500억 매개변수 모델보다 9배 이상 큰 규모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시리는 정보 요약과 작업 계획 등 고도화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구글 모델은 애플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 서버에서만 작동하도록 설정돼, 사용자 데이터가 구글로 전송되지 않는다. 애플은 이미 이 시스템을 구동하기 위한 AI 서버 자원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제휴는 애플이 구글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백엔드 협력’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즉, 시리에는 구글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사파리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 엔진 계약과는 다른 방식이다.

물론, 애플은 장기적으로 외부에 의존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자체 1조 매개변수 규모의 클라우드 기반 AI 모델을 개발 중이며, 이르면 내년 소비자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애플이 단기간에 구글의 성능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모델 교체가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 증시에서 애플과 구글 주가는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애플은 0.9% 오른 271.70달러, 구글은 3.2% 급등한 286.42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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