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학회는 인재 등용문 역할할 것"...유창동 한국인공지능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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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학회는 인재 등용문 역할할 것"...유창동 한국인공지능학회장
  • 입력 2020-06-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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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중요성 강조...AI 프로그래밍 경험과 실력 입증하는 것
사람 평가ㆍ진단하는 AI...편파성 없애려면 사회 데이터 표준안 만들어야
유창동 한국인공지능학회장(KAIST 교수)

"인공지능(AI)은 하나의 분야에서 완성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해야 합니다. 한국인공지능학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와 기술을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입니다."

유창동 한국인공지능학회장은 자신이 추구하는 학회 방향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유 교수는 AI 공정성 연구센터장과 비디오 튜링 테스트(Video Turing Test) 센터장도 겸직하고 있는 기계학습 전문가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남 킨스타워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센터에서 만난 그의 첫 인상은 매우 강했다. 허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아픈 기색 하나 없이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만큼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로 보였다. 그는 AI, 특히 기계학습 분야에서는 자신이 국내 최고라는 자부심도 강했다.

그가 기계학습을 처음 접한 것은 2005년 무렵이었다.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KAIST에서 신호처리를 중심으로 한 강의를 하던 그는 안식년을 맞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1년 동안 기계학습 영구 역량 증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

1년 동안 세계적인 석학들과 어울리며 기계학습 공부에 매진한 그는 이듬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기계학습 강좌를 개설했다. 국내에서는 기계학습 교육 선구자인 셈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강의에 '기계학습'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했다. "'기계학습' 강의를 신청하니 기계공학과에서 왜 전자과가 기계과 용어를 쓰느냐며 반대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통계적 학습이론'이라는 이름으로 강의를 개설해 기계학습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AI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던 시절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이후 그는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기계학습 기술위원회 위원직과 아시아 컴퓨터 비전 컨퍼런스(ACCV) 의장직을 수행하며 AI 관련 국제 학회와 교류를 이어갔다. 2017년부터는 비디오 튜어링 테스트(VTT : Video Turing Test)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범용 AI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2019년에는 KAIST AI 공정성 연구센터장을 맡아 AI의 편향성을 시각화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같은 해 한국인공지능학회 회장을 맡아 학생과 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AI 기술 교육 및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 한국인공지능학회, AI 기술 교류에 힘써 인재 등용문으로 만들 것

유창동 교수가 2대 한국인공지능학회장을 맡은 것은 지난해 4월이었다. 한국인공지능학회를 'AI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인공지능학회는 AI에 관심있는 여러 학회가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학구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가 모여 정보를 교류할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그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임 첫해부터 2월과 8월에 단기강좌를 개설했다. 학생과 기업인 등 AI에 관심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기술을 소개하는 수업이다. 참여자간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해 AI 정보 교류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AI대학원 설명회도 개최했다. AI대학원 인가를 받은 5개 대학별 특색을 이끌어내고 중복을 피해 차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했다. 다양한 영역의 AI대학원이 필요한 만큼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랐다.

그는 "학회를 통해 미래 AI 인력을 지원하고 싶다"면서 "어떤 산업에서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산업과 인재 간 매치 메이킹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는 우선 미래 AI 인재가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AI 전공자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AI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특히 "AI 대학원을 나와야만 AI 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AI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학력보다는 AI 프로그래밍 경험과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논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구글이나 딥마인드, MS 등 세계적인 AI 기업은 인재 채용 시 국제 학회 논문 발표 이력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논문 경험은 서류 시험에서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는데, 논문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AI 프로그래밍을 직접 경험해보고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도 세계적인 수준의 인지도를 갖는 AI  논문 발표 무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한국블록체인학회ㆍ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와 공동으로 추계 학술대 회를 열어 AI 논문 발표의 장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하계ㆍ추계 학술대회를 정기 개최해 AI 논문 발표 기회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미래의 AI 인재가 국제 학회에 진출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달 중에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술전달의 장으로 단기강좌를 열 계획이다. 또 7월 중에는 논문 발표의 장인 하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 AI의 감지ㆍ 추론ㆍ행동ㆍ응용이 가능토록 도와주는 '기계학습'

유 교수는 자신이 15년 전부터 기계학습에 매료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서 안식년을 보내던 시절 AI 대가라고 할 수 있는 교수 실험실에서 배울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당시를 "대학원생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코피 쏟는 날도 많았다. MIT에서 기계학습과 통계학습 등 다양한 AI 과목을 접하고, 학술 연구에 매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AI 개척자로 평가받는 마빈 민스키 MIT AI연구소 공동 설립자 및 AI 응용 분야 세계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토마소 포지오 교수 등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기계학습 연구에 몰두했다.

AI의 정의를 묻자 그는 "AI는 세상을 느끼고 여러 패턴을 추론해 행동으로 옮기며, 다른 상황에서 이를 응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라고 답했다. 

AI가 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일반 소프트웨어처럼 사람이 수많은 코드값을 입력해 일일이 코딩을 시켜야만 AI가 이를 구현할 수 있어 많은 시간과 비용, 노동력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기계학습은 사람이 지식을 프로그램에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스스로 데이터를 활용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입니다."

기계학습은 1957년 체커스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처음 등장했다. 이 때부터 AI는 사람의 도움없이 스스로 학습을 하기 시작했다. 추론 및 행동 등에 특정한 패턴이 있다면, 관련 사례를 많이 보여줬을 때 프로그램이 이를 스스로 학습한다는 것이다.

"기계학습이란 AI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지추론행동응용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입니다."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칠 기술인 만큼, 공정하고 책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편파적인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공정하고 책임 있는 AI 추구해야

"AI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 데이터는 우리 생활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편파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데이터를 생성하고 활용할 때 이런 편향성을 찾아 완화하고 공정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유창동 교수는 'AI 공정성 연구센터' 센터장도 겸임하고 있다. AI의 공정성과 관련해서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

그동안 사람을 보좌하는 역할을 해 온 AI가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평가하고 진단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SNS와 이메일 등을 활용해 사람의 성향 및 신용을 판단하고, 직원 채용 시 입사지원서로 지원자의 적격 여부까지 판단해주기 시작했다. 

실제로 어떤 유형의 사람이 우리 회사에 좋은지 패턴을 인식해 판단해 주거나, 금융권에서 사용자 상환 능력을 평가하고, 보석 신청을 한 죄수의 재범 가능성을 분석해 주는 AI는 벌써부터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AI를 믿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다양한 판단에 이용하는 AI가 편파적이라면 사회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에 그는 "국제 사회에서도 AI의 편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편파적인 AI는 안된다는 인식으로 기술에 얽메이지 않는 사회를 위한 표준안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공정성 연구센터장을 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모델과 활용 데이터의 편향성을 측정ㆍ완화ㆍ제거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알고리즘을 제작, 사회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비디오 튜링 테스트(VIDEO Turing Test)…범용 AI로 확대한다

'튜링 테스트'란 AI가 얼마나 사람 수준의 사고를 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영국 수학자 겸 과학자 앨런 튜링이 1950년 제안한 실험이다. 이 튜링 테스트는 텍스트를 중심으로 AI를 테스트했다.

여기에 한발 나아간 '비디오 튜링 테스트(VTT : Video Turing Test)'는 사람 수준의 비디오 이해 지능을 검증할 기술을 개발하는 국책 사업이다. 이를 위해, KAIST 내 VTT 센터를 구축했다.

유 교수는 VTT 센터에서 2세부를 총괄하고 있다.

"VVT 센터는 1세부부터 3세부까지 부서가 나눠져 있습니다. 3세부는 VTT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 및 확보하고 2세부는 그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 같은 핵심 기술을 만듭니다. 이후 1세부에서 핵심 기술을 활용해 전체적인 VVT 시스템을 만들죠."

그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해 범용 AI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범용 AI는 특정 문제뿐 아니라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생각과 학습, 창작 등의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영화를 보고 사람 수준으로 이해한다면, 실생활의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범용 AI 기술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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