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의 이미지 생성 도구인 '달리(DALL-E)'가 이용자를 늘리는 한편 유료화에도 나선다.
미 공영 라디오 매체 NPR은 21일 오픈AI가 DALL-E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용자 100만 명을 추가로 늘릴 예정이며 유료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오픈AI는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할 예정이라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연구 단계에서 베타 단계로 넘어가면서 앞으로 몇 주 동안 이용자 대기 명단중에서 최대 100만 명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플랫폼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려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회사 관계자들은 동시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서버가 정지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NPR은 연구 단계에서 DALL-E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받은 후 확인해 본 결과 서버의 전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용자들은 하루에 50개의 이미지만 생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일 발표된 베타 버전은 첫 달 동안 50개의 이미지를 무료로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런 다음에는 월 15개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소진하면 15달러(2만원)를 내고 115개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DALL-E가 일반에 서비스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이 기술의 악용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달리 이용자 확대 정책은 이 플랫폼을 위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 밸리의 연구실 오픈AI가 올해 초 DALL-E를 발표했을 때부터 반응은 뜨거웠다. 이 도구는 세상에서 이미지 생성을 위해 가장 진전된 AI 시스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설명을 입력하면 DALL-E에서 전문가 수준의 미술 작품이나 초현실적인 사진을 즉시 만들 수 있다. 이 도구의 최신 버전은 DALL-E2다.
버클리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디지털 법의학 전문가인 하니 패리드는 “이 제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며 “상상력의 가장 깊고 어두운 심연을 끄집어내 적절하고 기묘한 것으로 만든다”고 평가했다.
픽사 영화 'WALL-E'와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를 연상시키는 이름인 DALL-E는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주로 연구원, 학계, 언론인, 예술가 등 엄격한 심사를 받은 테스터 그룹만이 사용해 왔다.
오픈AI는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데 DALL-E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DALL-E를 사용해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미지를 조작하거나, 발생하지 않은 자연 재해의 현실적 이미지를 창조하려 할 수 있다. 이 독점 기술은 많은 사람들이 최첨단 기술을 접해보려고 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DALL-E2를 이용해 보려는 대기자 명단은 빠르게 불어났다. DALL-E 미니와 같이 모방하는 무료 서비스도 생겨났다. DALL-E 미니의 그림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지만 AI 이미지 생성이 대중적 취미로 바뀌는데 기여했다. 최근 DALL-E 미니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크레용(Craiyon)로 바꿨다. OpenAI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DALL-E의 제품담당 매니저 조앤 장은 아직 콘텐츠 규정을 개선하고 있고, 폭력적이며 외설적, 혐오스러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투표함이나 시위 등을 묘사하는 이미지 또는 ‘정치적 과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선거운동에 이용될 수 있는 이미지’도 금지하고 있다.
DALL-E는 실존 인물 대한 묘사는 금지하고 있고 연구자들이 사용자들의 시스템과의 상호작용 방식을 익히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가이드라인을 확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은 “현재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이를 더 잘 해결하려 한다”며 “자신감을 얻으면서 빠르게, 점점 더 많이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미지 생성 알고리즘이 기존에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DALL-E의 속도, 정밀도, 폭넓음은 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전에 오픈 AI에서 근무했던 필립 이솔라 MIT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DALL-E는 인간의 상상력의 일부를 포착하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이 책을 읽고 상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알고리즘으로 지각을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물론 이런 종류의 기술이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3년 후 이사회를 떠난 엘론 머스크와 초기 투자가였던 피터 티엘의 후배인 샘 알트만에 의해 2015년에 설립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에 대항해 최고의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유사한 시스템을 사용해 AI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DALL-E는 간단하다. 보고 싶은 대로 입력하면 몇 초 후에 4개 이미지로 구성된 패널이 나타난다. 가능성은 무한해 보인다. 사진이나 피카소의 작품처럼 보이는 이미지, 3D 렌더링처럼 보이는 이미지, ‘종말 이후’ 또는 ‘사이버펑크’와 같은 그림을 요청할 수도 있다.
DALL-E는 이미지에 대한 설명이 콘텐츠 규칙을 위반할 경우 아무 것도 생성하지 않는다. 대신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시스템 규칙을 어길 경우 계정이 일시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를 표시한다. DALL-E 연구자들은 설명이 정확할수록 이미지가 좋아지고 추상적인 아이디어조차도 놀랄 만큼 선명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장은 “사용자에게 마법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제공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에 대한 81페이지 분량의 책을 쓴 영국 런던의 예술 큐레이터이자 프로그래머인 가이 파슨스는 “DALL-E가 모든 것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며 “필수 전문용어들에 대한 지식이 깊을수록 결과도 더 자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 이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아트 및 디자인에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알츠하이머병 연구자들이 환자의 기억을 되찾는 데 이 서비스가 이용될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사들은 수술 후 몸이 어떻게 보이는지 환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 기능을 사용해 왔다. 요리사들이 새 요리를 구상하는 것을 돕고, 커플이 결혼반지를 만드는데도 쓰였다.
DALL-E는 데이터를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지만, 연구원들은 MS가 허가한 6억5000만 개 이상의 이미지를 시스템에 제공해 왔다. DALL-E의 알고리즘은 수집된 수천 개의 이미지와 이미지에 연결된 텍스트 캡션에 대해 학습하면서 빠르게 관련성을 형성한다. 생성 작품은 많은 이미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 않다. 오히려 사람의 뇌와 유사한 방식으로 연결되는 ‘신경망’이라고 하는 정교한 AI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독특한 이미지다.
장은 “아이들에게 수억 장의 학습용 카드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학습 카드를 충분히 보여주거나 요가를 하는 사람들의 여러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요가라고 하면, 요가에 특정 자세, 요가 매트, 참선 그림들이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DALL-E는 이러한 방법으로 개념과 개념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대해 학습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오픈AI가 데이터 세트를 비밀로 유지하고 있어 외부 전문가들이 이미지에 나타날 수 있는 해로운 고정관념을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회사의 연구원이 내부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DALL-E는 초기 단계에서 ‘변호사’라고 명령을 주면 대부분 백인 남성의 이미지를 생성했다. 사용자가 ‘간호사’를 명령하면 여성만을 생성했다. 장은 현재는 성별과 인종에 대한 묘사가 더 다양해지도록 알고리즘을 재조정했다고 설명했다.
DALL-E의 콘텐츠 규칙 중 일부는 우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피가 있는 그림은 금지된다. 하지만 사용자가 ‘붉은 액체(red liquid)'를 입력해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오픈AI는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의 계정은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패리드 버클리 대학 연구원은 100만 명의 신규 사용자가 참여하면서 매우 우려스러운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허위 정보에 대한 대응이 스테로이드처럼 효력이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규칙을 어기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이한선 객원 기자 griffin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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