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컴퓨터를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없으며, 단지 컴퓨터를 학습시키기만 하면 된다”
인공지능(AI) 시대로 들어서면서 컴퓨터 개발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는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겸 CEO와 대담에서 “우리는 사상 최초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대중화할 것”이라며 위와 같이 말했다.
두 CEO는 AI를 ‘인류 역량을 확장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이날 묘사했다.
◇ 젠슨 황·손정의, '인류 삶을 가능하게 하는 AI' 주제로 대담 나눠
젠슨 황 CEO는 10월 29일, 30일까지 진행된 ‘소프트뱅크 월드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에 특별 게스트로 참가해 손정의 회장과 인류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인공지능(AI)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기조연설은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의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지 6주 만에 진행됐다.
젠슨 황 CEO는 이번 대담에서 Arm을 테크놀로지계의 위대한 보석 중 하나로 묘사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와 Arm의 합병은 엔비디아의 AI가 세계에서 가장 명망 높은 엣지 CPU와 결합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세계 최고의 CPU를 구축하는 위대한 컴퓨터 사이언티스트들 덕분에 CPU는 에너지 효율적이며 환상적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Arm의 진정한 가치는 현재 Arm을 사용하고 있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Arm 생태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손정의 회장은 “Arm은 오랜 기간 자사의 지적재산(IP)을 수많은 칩셋 공급 업체에 제공해 왔으며 이는 다시 다양한 SoC(시스템온칩)의 여러 애플리케이션에 구축됐다. 젠슨 황 CEO는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 또한 이러한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응원했다.
손정의 회장은 “Arm 기반 SoC가 출하 1조 개 기록을 달성하기까지 머지 않았다. 엔비디아의 AI에 1조개의 칩셋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놀라운 조합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다수 기업들이 이미 Arm 툴셋으로 SoC를 만들고, 이를 게임기, 가전제품, 로봇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디바이스들이 클라우드 AI와 교신하면서 더 스마트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AI를 Arm 생태계에 들여놓고자 한다"며 "이는 기존 고객, 라이센시(licensee), 파트너사들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우리는 이 라이센시가 더욱 많은 것을 누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Arm을 4년 전 320억달러에 인수하며, 1조개의 AIoT 칩셋으로 연결된 세상을 구상했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뱅크의 벤처 투자가 잇따라 실패하면서, Arm을 엔비디아에 400억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엔비디아는 거래를 위한 400억달러를 자사 주식과 현금으로 지불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취득하는 엔비디아 주식은 10% 미만이다.
손 회장은 4년 동안 80억달러를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이 중 일부는 엔비디아 주식이기 때문에, 손 회장과 젠슨 황 CEO의 동거는 지속될 전망이다.
◇ 더 많은 기업들이 AI 대유행에 동참할 것
두 CEO는 더 많은 기업들이 AI 대유행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AI는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 사이언스이다. 소프트웨어가 다르고 칩이 다르며 방법론도 다르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컴퓨터가 처음에는 계산의 진보를, 다음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 저장을 가능케 했으며 이제는 마침내 귀와 눈이 되어 음성과 언어를 인식할 수 있게 됐고, 이것이 거대한 전환”이라고 덧붙였다.
젠슨 황 CEO는 “바로 그것이 대규모 인텔리전스(intelligence at scale)이며, 이 AI의 시대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AI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정의 회장도 “우리에게는 마음이,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욕구가 있다”며 “인간은 행복과 기쁨을 위해 AI 툴을 사용할 것이다. 어떤 추천을 받아들일지 선택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고 첨언했다.
이들은 앞으로 엣지 AI를 통해, 전 세계가 지능형 시스템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정의 회장은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지능형 시스템이 스마트∙커넥티드 시스템 등을 통해 촘촘히 엮여 있으며, 이들이 강력한 클라우드 AI 시스템과 맞물려 현실을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영원히 학습하는 머신', AI가 AI를 만드는 세상이 온다
젠슨 황 CEO는 그 결과가 ‘학습의 순환(learning loop)’ 또는 ‘영원히 학습하는 머신(perpetually learning machines)’이라며 더욱 영리해진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젠슨 황 CEO는 “결과적으로 컴퓨팅이 대중화될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의 경력을 좇는 사람들은 소수이겠지만 가르치는 일만큼은 모두가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의 회장은 미래에 “내가 하고 싶은 건 이것인데, 솔루션을 좀 줄 수 있을까?”라고 컴퓨터에 질문하면, 컴퓨터가 솔루션에 더해 그것을 가능하게 할 툴까지 제공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AI가 인간의 역량을 확장하는 한편 인류의 연결성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젠슨 황 CEO는 화상회의가 곧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에 대해 AI 활용을 통한 화자의 표정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10배에 달하는 ‘대역폭 감소’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손정의 회장에게 “미래에는 손정의 회장과 내가 각각 일본어와 영어로 말하면 일본어와 영어로 즉시 전환된 말을 듣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의 회장은 AI가 심장발작 사전 감지, 암치료법 발견 속도 증대, 교통사고 예방 등의 테크놀로지 개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는 실로 크나큰 도움이다. 우리는 AI계에서 진행 중인 이 혁명을 커다란 기쁨과 흥미로움으로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