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연구에 필수적인 컴퓨팅 성능이 유명 대학에 집중하면서 AI 연구의 불균형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학계 인재가 고임금 산업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인재 유출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기술 전문지 벤처비트는 미국 버지니아공대과 캐나다 웨스턴대학 AI 연구진이 공동 연구를 수행해 학계의 컴퓨팅 격차와 연구 인력 유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 'AI의 탈민주화 : AI 연구의 딥러닝과 컴퓨팅 격차'를 발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60여개 명문 컴퓨터 과학 학회의 17만1394편 논문을 인용ㆍ분석한 결과 명문 대학 중심으로 컴퓨팅 파워가 집중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ㆍ하위권 연구 기관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2012년 이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등장하며 딥러닝(DL)이 급부상했고 일부 연구자의 연구로 AI 분야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연구자가 빅테크 기업이나 명문 대학 등과 제휴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분야의 진정한 민주화를 목표로 컴퓨팅 격차를 해소해야 하며 정책 입안자, 학계, 기업 등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비교적 부유한 대학과 기업이 DL 연구에 있어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알파고 제로와 GPT-3 등 대규모 네트워크의 경우 데이터 학습에 고비용ㆍ고효율의 컴퓨팅 성능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실제 벤처비트가 인용한 미디엄의 'AI 리서치 랭킹 2019 : 선도적인 AI 컨퍼런스 NIPS와 ICML의 인사이트' 분석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구글 ▲스탠퍼드대학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카네기멜론대학 ▲UC버클리대학 ▲마이크로소프트(MS)를 주요 AI 컨퍼런스의 6대 기여 기관으로 선정했다.

이 분석은 해외 유수 AI 컨퍼러스인 'NIPS'와 'ICML'에 제출된 2200개의 논문을 바탕으로 저자와 소속 기관을 고려했다.

이에 소규모 학교에서 DL 연구를 위한 재원이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수행하며 'U.S News And World Report'가 선정한 301-500위 대학이 딥러닝 등장 이후 AI 연구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논문 수가 평균보다 6개 적게 발표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고서도 학계의 컴퓨팅 격차로 연구 재원이 부족해지면서 AI 우수 인재 유출을 가속화하고 AI 분야 연구 폭을 좁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컴퓨팅 분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반 학교와 비교해 명문 대학은 부유한 학생이 많고 다양성이 적은 경향이 있다. 빅테크 기업의 경우 엔지니어, 제품 설계자, AI 연구자 등에서 다양성이 부족한 경향을 띈다.

보고서는 최근 AI가 사업, 공공서비스, 사생활 등에 영향을 미치는 범용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앞서 제시한 인구 불균형이 광범위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국가의 AI 연구 클라우드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주요 대학, 기술 기업, 미국 상원 의원들은 국가 AI 연구 클라우드를 지지했다. 공유 가능한 공공 데이터셋을 구축해 리소스 제약을 가진 기업ㆍ기관에게 AI 모델 구축ㆍ교육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견이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공유 가능한 공공 데이터셋을 비롯한 AI 연구 자원을 확장해 대학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국방혁신위원회(DIB)와 국가AI안보위원회(NSCAI)는 인재 유치 방안으로 민관 협력, 정부 자금 지원 등을 국방부와 의회에게 조언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누르 아흐메드(Nur Ahmed)와 문타시르 바헤드(Muntasir Wahed)는 보고서를 통해 "전문화 장비의 필요성 증가로 과학 분야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나누는 증거를 찾아낸 최초의 연구"라며 "DL 기술의 증가로 컴퓨팅과 데이터가 중요성이 높아졌고, 이는 지식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고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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