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CES 2021에서 자사의 다양한 로봇 솔루션들을 공개했다. 지난해 공개한 볼리보다는 모양은 덜 귀엽지만 더욱 실용적이다. 청소를 비롯해 반려동물 관리까지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삼성전자가 이번에 새로운 로봇 솔루션을 공개해, 호텔·병원 등에 사용되고 있는 LG 클로이봇과 최근 현대차 그룹이 인수해 주목받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본격적인 실용 로봇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ES 2021에서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은 ‘삼성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제트봇 AI를 비롯해 다양한 AI 기반 로봇들을 공개했다.
승현준 사장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점점 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홈(Home)’을 중심으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까지 고려하는 제품과 AI·oT 기반 서비스를 소개하며 여러 기능을 하는 로봇을 소개했다.
◆ 인텔 모비디우스·라이다 센서 탑재한 '제트봇 AI'
먼저 소개된 제트봇 AI는 인텔 AI 솔루션인 '인텔 모비디우스(Movidius)'를 탑재한 AI 로봇 청소기다.
인텔은 2019년 3세대 인텔 모비디우스 VPU를 공개했다. 엣지 AI의 효율성을 높이며 독립적인 SoC로 사용이 가능하다. AI 가속기 또는 독립형 스마트 카메라, 드론, 로봇 등에 탑재할 수 있다.
전력 소모 없이 기존 제품에 비해 10배 이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인텔 오픈비노 툴킷 지원으로 엣지 AI를 적용할 수 있다.
제트봇 AI는 인텔 모비디우스를 장착한 최초의 로봇 청소기로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능력을 대폭 개선했다.
기존 로봇청소기 사용자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꼈던 주행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딥러닝 기반의 사물인식 기술을 적용하고 라이다(LiDAR) 센서와 3D 센서를 탑재했다. 사물인식용 고성능 솔루션인 인텔 AI 솔루션까지 적용해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제트봇 AI는 딥러닝 기반으로 100만장 이상의 이미지를 사전에 학습해 주요 장애물과 가전제품, 가구 등을 인식한다. 객체 인식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모든 종류의 객체를 식별하고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경로를 매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3D 센서가 기존의 2차원 센서로는 감지하지 못했던 높이가 낮은 물체, 복잡한 구조물의 형상을 인식하고 1m 이내에 있는 장애물의 거리와 형상을 인식해 미리 피할 수 있게 해준다.
라이다 센서는 집 안에 있는 사물을 분석해 자신의 현재 위치를 인식하고 공간에 대한 지도를 생성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원하는 공간이나 특정 방만 골라 청소할 수 있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에 최근 도입하고 있는 센서다. 라이다는 레이더보다 더 많은 거리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라이다의 적외선 공간 분해능은 무려 0.1° 단위로 나눌 수 있다. 또 빛이 적은 공간에서도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
이에 덩치도 크고 가격도 비싸지만 이를 완전히 대체할 센서가 없어 자율주행에 거의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최근에는 가격이 싸지고 소형화가 되고 있어 라이다를 선택하는 자율주행 솔루션이 많아지고 있다.
제트봇 AI에 라이다를 탑재한 것도 소형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제트봇 AI는 고성능 AI 솔루션과 센서를 함께 적용해, 바닥에 있는 물건들을 가까이 청소하면서 깨지기 쉽거나 섬세한 물체로부터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필요할 때 가구 아래로 내려간다.
기존 로봇청소기가 스스로 피하지 못해 흡입구 막힘을 유발했던 수건이나 양말 등을 비롯해 컵, 전선, 반려동물의 배설물 등도 스스로 인식해 회피한다.
로봇청소기 사용 전 바닥을 일일이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크게 줄였다는 것.
제트봇 AI는 바닥에 있는 장애물 뿐만 아니라 가전과 가구까지 인식하기 때문에 가전과 가구 주변 청소도 지정해 수행할 수 있다.
빅스비 음성인식 기능을 지원해 사용자가 “냉장고 주변을 청소해줘”라고 하면, 제트봇AI는 냉장고 주변만 청소한다.
◆스마트싱스 펫, 사용자가 없어도 반려동물 케어한다
제트봇 AI와 함께 ‘스마트싱스 펫(SmartThings Pet)’서비스도 공개했다. 제트봇 AI의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반려동물 케어하는 솔루션.
원격으로도 반려동물의 영상을 확인하며, 맞춤형 음악 콘텐츠를 재생하거나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원격 제어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지난해 CES2020에서 소개된 삼성전자 볼리 (영상=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이 비슷한 기능은 지난해 열린 CES 2020에 소개된 볼리(Ballie)에도 탑재됐다. 당시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키노트에서 직접 공개한 볼리는 공 모양으로 자유롭게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닌다. "안녕 볼리"라고 부르면 사람에게 다가간다. "같이 걷자"라는 말에는 사용자를 따라 움직인다.
반려동물과 비슷하지만 보다 지능적이다. 당시 볼리를 소개한 영상에서 볼리는 제트봇 AI처럼 반려동물을 관찰하면서 집을 관리한다. 직접 청소를 하지 못하지만 로봇청소기를 움직여 청소를 하게 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영상을 틀어준다.
이 밖에도 사람이 나가면 집안 환경을 조절하고, 사람의 기분이나 상태를 읽어 TV나 에어컨 등을 작동한다.
제트봇 AI는 볼리의 기능을 보다 단순화하고 구체화한 제품이다. 제트봇 AI의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볼리의 기능을 충분히 탑재할 수 있다. 결국은 AI 소프트웨어가 개발돼야 한다는 것.
삼성전자에 따르면 제트봇 AI와 스마트싱스 펫 서비스는 상반기에 한국, 미국에 우선 도입될 예정이다.
◆ 삼성봇 핸디, 자유자재 팔로 설거지 등 고난도 액션 수행
삼성전자는 현재 연구 중인 혁신적인 로봇 '핸디'도 선보였다. 삼성봇 핸디(Samsung Bot Handy)는 이 행사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으로,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 잡거나 옮길 수 있다. 식사 전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데 유용한 미래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승현준 사장은 핸디와 인사를 주고받으며, 핸디가 식기를 직접 잡아 설거지하는 가상 영상을 공개했다.
CES 2019에서 처음 공개한 '삼성봇 케어(Samsung Bot Care)'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선보였다. 새로운 삼성봇 케어는 기존의 노약자 케어 외에도 다양한 가족 구성원으로 범위를 확대해 일정관리·헬스케어·교육·화상 미팅 등 개인별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밖에도 ▲쇼핑몰·음식점 등에서 주문과 결제는 물론 음식 서빙도 지원하는 '삼성봇서빙(Samsung Bot Serving)' ▲고객 응대 로봇인 '삼성봇 가이드(Samsung Bot Guide)'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GEMS)' 등에도 꾸준한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로봇 솔루션은 최근 LG전자가 개발한 LG 클로이봇과 비슷한 맥락이다. 업계는 로봇 사업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치열한 공방을 예상한다.
다만 이번에는 삼파전이 될 전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도 여기에 플레이어로 참가하기 때문이다.
승현준 사장은 "로봇은 AI 기반의 개인화된 서비스의 정점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양대규 기자 yangda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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