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기조연설 (영상=엔비디아 유튜브)

엔비디아가 주최한 2021년 그래픽카드 기술 컨퍼런스(GTC, GPU technology conference)에서 주인공은 GPU가 아니었다.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DPU(Data Processing Unit)와 Arm 아키텍처 기반의 데이터센터용 CPU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엔비디아의 전략이 바뀌었다. GPU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세서군을 공개했으며, 서로 다른 프로세서를 하나로 묶는 다양한 플랫폼도 내놓았다. 다양한 프로세서를 연결하는 인텔의 XPU 전략과 유사하다.

엔비디아는 12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GTX2021에서 데이터센터용 가속기 블루필드-3(BlueField-3) DPU와 AI 및 고성능컴퓨팅(HPC)용 CPU 그레이스(Grace)를 공개했다.

◇ 데이터센터용 프로그래밍 가능한 '블루필드-3' DPU

블루필드-3 DPU는 고성능 Arm 코어와 가속 엔진을 갖춘 프로그래밍 가능한 프로세서다. 

지난해 GTX2020에서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는 블루필드-2를 공개하며 "DPU는 완전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AI가 가능한 단일 컴퓨팅 유닛으로 결합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보안과 컴퓨팅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현대적이고 안전한 가속 데이터 센터의 필수 요소"라고 설명했다.

블루필드-3 DPU (이미지=엔비디아)
블루필드-3 DPU (이미지=엔비디아)

엔비디아에 따르면 한 개의 블루필드-3 DPU는 최대 300개의 CPU 코어를 탑재했다. 전 세대보다 10배 빠른 컴퓨팅 성능과 16배 높은 Arm A78 코어, 4배 빠른 암호화 속도가 특징이다. 5세대 PCIe를 지원하고 시간 동기화 데이터센터 가속화를 제공한다.

델 테크놀로지스, 인스퍼, 레노버, 수퍼마이크로 등 서버 제조업체들이 블루필드 DPU를 자사 시스템에 통합하고 있으며, 바이두, 징동닷컴, 유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도 블루필드 DPU를 사용해 워크로드를 가속화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블루필드 DPU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며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에서 새로운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로 DPU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젠슨 황은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의 엄청난 컴퓨팅 로드를 오프로드하고 가속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처리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유형의 프로세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엔비디아 최초의 CPU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엔비디아 최초의 CPU 제품군이다. 데이터센터용으로 개발된 제품은 지난해 9월 엔비디아가 인수를 발표한 Arm 기술 기반으로 개발됐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그레이스는 가장 빠른 서버보다 10배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 자연어 처리, 추천 시스템, AI 슈퍼컴퓨팅과 같이 초고속 컴퓨팅 성능과 대용량 메모리를 모두 필요로 하는 방대한 데이터세트 분석에 적합하다. Arm CPU 기반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그레이스 CPU (이미지=엔비디아)
그레이스 CPU (이미지=엔비디아)

젠슨 황은 "엔비디아는 Arm IP를 사용해 대규모 AI와 HPC를 위한 CPU로 그레이스를 설계했다"며 "GPU와 DPU가 결합한 그레이스 CPU를 통해 엔비디아는 컴퓨팅을 위한 세 번째 기반기술을 구축하고, AI의 진보를 위해 데이터센터를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레이스는 차세대 자연어처리 모델 훈련과 같은 대규모 워크로드에 특화된 CPU다. 특히 엔비디아 GPU와 긴밀하게 결합했을 때 인텔과 AMD 등 x86 CPU에서 실행되는 엔비디아 DGX 기반 시스템보다 10배 더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고 엔비디아 측은 주장했다.

◇ "엔비디아, 세 종류 칩을 가진 기업"…인텔·AMD와 삼각 경쟁 구도 완성

젠슨 황은 "엔비디아는 이제 세 종류의 칩을 가진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GPU를 비롯해 DPU와 CPU를 더한 프로세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데이터센터나 PC용 플랫폼으로 CPU, GPU를 생산하는 전 세계적인 기술 기업은 인텔과 AMD가 전부였다. 이번 GTC 2021 이후 엔비디아는 XPU 시장에 진출을 시도했다.

당초 세 기업은 각자의 장점이 뚜렷했다. 인텔은 CPU와 알테라의 FPGA, AMD는 CPU와 GPU, 엔비디아는 GPU와 DPU. 각각 하나씩 부족했다.  

이들은 최근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기 시작했다. 인텔은 Xe 아키텍처 기반의 GPU를 생산했으며, AMD는 자일링스 인수를 발표하며 FPGA 시장을 확장했고,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발표하며 CPU 개발의 틀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이들 중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엔비디아를 꼽았다. AI 시대에 가장 영향력이 높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미 엔비디아는 자사의 GPU와 쿠다(CUDA) 플랫폼으로 딥러닝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IoT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Arm의 CPU 기술을 더한다면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위한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엔비디아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할 경우 독점적인 프로세서 기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일부 국가와 기업들은 이들의 인수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

사이먼 시거스(Simon Segars) Arm CEO는 "엔비디아 그레이스 데이터센터 CPU 출시는 Arm의 라이선스 모델이 어떻게 중요한 발명을 가능케 하는지, 즉 전 세계 AI 연구자와 과학자들의 놀라운 업적을 계속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라고 강조했다.

AI타임스 양대규 기자 yangda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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