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낮 12시 30분 광주 동구 대인동 한 골목길. 오래된 가옥들과 상점들이 즐비한 이 거리에 청년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인근에 위치한 광주AI창업캠프의 인공지능(AI) 기업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들의 목소리다. 광주광역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유클리드소프트, 티쓰리큐, 뉴로젠, 헬스허브, 애자일소다 등 20여 개의 AI 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들까지 한꺼번에 모이게 되자, 동네가 활력을 찾은 것이다.
같은 날 오후 동구 동명동에도 유동인구가 넘쳐났다. 대학가와 번화가가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꽤 많은 숫자로 보였다. 특히 동구 아이플랙스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솔트룩스, 엑센트리벤처스 등 굴지의 AI 기업들이 속속 아이플랙스로 입주하면서 동명동이 업계에서 관심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충장로·금남로 등 옛 도심의 중심축이던 광주 동구가 이제는 'IT 기업들의 동네'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해마다 기업들이 빠져나가는 여느 도시들과 달리 광주는 매년 기업들이 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7월 AI 관련 기업·기관 100개사를 지역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매달 이어오던 릴레이 업무협약이 지난 8월 한 달간 잠잠했다. 그러는가 싶더니 시는 지난 7일 AI 관련 10개 기업을 광주로 모셔왔다. 헬스케어, 에너지, 데이터 등 분야도 다양했다. 기업들의 '광주행'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이쯤 되니 기업들이 판교, 대전을 뒤로하고 광주로 몰려드는 진짜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최근 광주시와 손을 잡은 AI 기업들에게 광주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물었다. 이유는 두 가지다. 기업 생태계와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자세이다.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기술 개발에 도움을 받고, AI 기업들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어 네트워크 구축에 용이할 것이라는 뜻이다.
기업들은 AI, 빅데이터, 로봇,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광주만의 AI 생태계가 매력적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한 AI 기업 대표는 주력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만 몰두하고, 수도권에서 경쟁만 하다보니 확장성에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기업들은 광주시 공직자들의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기업들을 향한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구애와 서비스가 광주로 올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단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을 비롯 광주시 관계자들이 직접 전국을 다니면서 유수의 기업을 찾았다.
그리고 광주가 구축하는 인프라, 각 교육기관의 인재 양성 현황, 기업 유치 성과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함께 해보자는 뜻을 전한다고 한다. 정책을 추진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기업들에게 이만큼 호평이 나오는 것을 볼 때 AI 중심도시 광주를 향한 꿈도 영글어가는 듯 보인다.
AI 인력 부족과 육성이 과제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시의 AI 인재 육성 정책에 따라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 AI 드림이 곧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와 치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더욱 정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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