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AIST 창업원)
(사진=KAIST 창업원)

'1랩 1벤처' 비전을 강조하는 KAIST 이광형 총장이 새로운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KAIST는 12일 'KAIST 기술 창업 파트너십(KAIST Entreprenurial Partnership, 이하 KEP)'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천기술연구에 강점을 지닌 KAIST가 실제 비즈니스 진출에도 적극 나서게 된 것.

KEP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는 박용철 KAIST 창업원 창업지원센터장(사진=KAIST 창업원)
KEP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는 박용철 KAIST 창업원 창업지원센터장(사진=KAIST 창업원)

KEP 프로그램은 KAIST 내 연구 단계에 있는 기술을 사업화하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학내 연구팀과 현장 기업의 창업 니즈를 발빠르게 파악해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KAIST는 양 측을 연결하는 일을 전담할 '사내 창업가'라는 직책을 새로 마련했다. '사내' 전문가는 이름에 맞게 외부 소속이 아닌 KAIST 창업원 소속 초빙 교수로서 풀타임 근무한다. MIT, 스탠퍼드와 같은 해외 유수 대학 사례에서 착안한 정책이다.

KAIST 이외에도 최근 국내 대학들은 새로운 산학협력 정책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1월 서울대AI연구원에서는 인공지능(AI) 분야 산학협력을 전담하는 산학협력센터(CIC)를 설립했다. 해당 센터는 KAIST의 사내 전문가처럼 학교 랩실과 기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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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점이 있다면 서울대는 AI에 주력하고 KAIST는 AI 이외 분야를 포괄한다는 점이다. KAIST KEP 프로그램에서 중점 지원할 산업 분야는 ▲소재·부품·장비 ▲바이오·제약, ▲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기후위기 대응 등이다.
 

◆KEP 프로그램,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

KEP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사내 창업가(Entrepreneur In Residence, EIR) ▲외부 창업전문가(Entrepreneurial Partner) ▲KAIST 교원·학생 3종류로 나뉜다.

사내 창업가는 학내 연구자들과 외부 창업전문가의 사업 니즈를 파악해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교수와 학생의 창업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점을 파악하고 이들과 협력할 외부 기업 네트워크를 관리한다.

사내 창업가가 담당할 역할(표=KAIST)
사내 창업가가 담당할 역할(표=KAIST)

외부 창업전문가는 교수와 학생이 창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인 지원을 한다. 기술 기반 신규 창업팀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경영자(CTO), 최고재무경영자(CFO), 최고마케팅경영자(CMO) 등의 역할을 외부 창업전문가가 맡는다.

예를 들어 사업화 연계기술개발(R&BD), 기술마케팅, 대기업 벤처 투자 유치, 기업 인수합병, 기업공개 등을 돕는 식이다.

학내 연구팀과 외부 창업전문가 구성한 창업팀은 약 6개월간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검증한다. 이 기간동안 팀 빌딩, 고객 발굴, 제품·시장 적합도 확인, 개념 입증(POC)를 진행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부대비용은 창업원에서 지원한다.

시범 운영 기간 이후 사업 지속 여부나 각 구성원들의 근로 방식은 개별 창업팀에가 각자 결정한다.

KEP 프로그램 진행 과정(사진=KAIST)
KEP 프로그램 진행 과정(사진=KAIST)


◆사내 창업가와 외부 창업전문가, 어떻게 다를까?

사내 창업가와 외부 창업전문가는 모두 학내 연구팀 창업을 돕지만 지원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KAST 창업원 박용철 창업지원센터장은 "사내 창업가는 톱다운에서 톱, 외부 창업전문가는 다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내 창업가는 사업 전 멘토링, 컨설팅과 외부 창업전문가의 매칭을 담당한다. 외부 창업전문가의 경우 시장 고객 수요나 연구개발 경험에 기반해 보다 실무적인 지원을 한다"고 설명했다.

소속에서도 분명히 차이를 보인다. 사내 창업가는 KAIST 소속 초빙 교수로서 풀타임 근무를 한다. 창업전문가의 경우 우선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 기간에는 분명한 소속을 정하지 않는다.

테스트 기간이 끝난 후에는 함께 일하는 KAIST 연구팀과의 협의에 따라 소속이 달라질 수 있다. 사내 창업가는 겸직이 불가하고 외부 창업전문가의 경우 가능하다.

박용철 센터장은 "사업 성공 가능성 검증 기간인 6개월 이후에는 연을 계속 가져가든 마무리하든 창업팀별 내부 협의에 따라 결정한다. 팀 내 협의가 이뤄진다는 전제에서 외부 창업전문가가 소속을 바꿔 전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가 두 직책을 모집하는 방식도 다르다. 사내 창업가는 개인 단위로 공개 모집을 거쳐 선발한다면 외부 창업전문가는 기업이나 협회와 같은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초청할 예정이다.

전자의 경우 대기업 임원이나 벤처기업 대표급 인력을, 후자는 대기업 부장 혹은 벤처기업 창업·투자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다.

사내 창업가는 KEP 프로그램에서 꼽은 주요 산업 영역(소부장, 바이오·제약, AI·DX, 기후위기 대응 등)별로 5명 내외를 영입한다. 외부 창업전문가는 각 분야 별로 30여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박 센터장은 "사내창업가는 내년을 보고 올해 4분기에 공개 모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내 창업가 모집 방안(표=KAIST)
사내 창업가 모집 방안(표=KAIST)
창업 전문가 모집 방안(표=KAIST)
창업 전문가 모집 방안(표=KAIST)


◆상용화 바로 가능한 AI 활용 연구팀에 주목...바이오뇌공학 대표적

KEP 프로그램 주요 지원 분야로 AI를 선정한 이유는 다양한 영역에서 도구로서 AI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KAIST AI대학원 소속 랩들은 물론이고, AI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 중인 다양한 분야 연구팀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박용철 센터장은 “특히 바이오뇌공학에서 AI를 많이 활용 중이다. 하나의 툴로서 AI를 사용하면서 비즈니스화가 바로 가능한 다양한 분야 연구팀이 프로그램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개월간의 시범 기간에 들어가는 비용 지원에 대해서는 특정 금액이 분명히 정해져있지는 않다.

박 센터장은 "직접비 이외 공간, 시설, 인력 등 간접비도 포함하는만큼 각 사업에 따라 금액 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지원은 KAIST 학내 창업 프로그램에 할당된 비용을 통해 이뤄진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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