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무안에서 하우스 농작물을 재배하는 70대 손 모씨. 손 씨는 최근 팔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손 씨는 "테니스엘보입니다. 무리한 일은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어르신."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들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통증은 점차 심해져 밤잠을 설칠 정도가 됐다. 다리까지 아파오자, 생계를 위해 농사를 지속해야 하는 손 씨의 주름이 깊어가고 있다. 손 씨는 "무릎, 팔의 근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아픈 곳만 늘어나는데 도움받을 곳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쌀 한포대 드는게 이렇게 쉬워지다니, 농사의 고단함도 줄어들겠네요."
국내 농업용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무거운 수확물 운반부터 작물 관리까지 농사에 특화된 로봇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점차 산업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로템은 국내 최초로 농업용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로템이 지난 국제농업박람회에서 선보인 웨어러블 로봇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현대로템은 박람회에서 현대차와 공동 개발한 조끼형(VEX)과 지게형(G-get), 의자형(CEX) 웨어러블 로봇 등을 전시했다.
조끼형 로봇과 의자형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조끼형 로봇은 위쪽을 보면서 작업하는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졌다. 수확물 등을 들어올릴 때 무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특징이다. 로봇을 체험한 한 관람객은 "로봇이 개입해 무게를 받쳐주니까 장시간 작업에도 힘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몸을 숙이고 장시간 일을 하는 노동자를 위해 현대로템은 의자형 로봇도 개발했다. 철제 지지대에다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르 대고 허리 버클 등으로 고정하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작업자가 쪼그려 앉을 시 의자 다리처럼 생긴 철봉이 땅에 박힌다. 무게 중심이 뒤로 이동되면서 마치 의자에 앉은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준다.
현대로템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서비스 로봇 보급사업'에서 '농작업에 적합한 웨어러블 로봇의 농기계화 개발 및 보급' 과제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고령화되는 농민들의 신체적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는 입는 로봇을 제작한다는 게 목적이다.
현재 공개된 로봇을 사용하게 되면 농업인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업용 웨어러블 로봇이 연구 개발에 이어 사업화까지 국책사업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 사례가 최초라고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수요처 대상 조사와 제품 성능 등 실증 단계를 거쳐 향후 국내ᆞ외 시장에 농업용 웨어러블 로봇 대량 생산ᆞ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웨어러블 로봇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자동차·중공업·조선·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상용화를 마쳤다.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 편의를 책임지며 그 제품을 입증 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농작업용 웨어러블 로봇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내년부터 경북 안동 스마트팜 실증단지에서 기술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검증 단계를 마친 이후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 농가에 보급될 전망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보급 준비 중인 농작업용 웨어러블 로봇은 농업인을 위한 제품이다"며 "웨어러블 로봇이 조속히 농기계로 등록된다면 일반 농가에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AI타임스 나호정 기자 hojeong9983@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