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인종차별적이거나 음모론과 관련되는 글들을 차단하는 정책을 폐지할 경우 광고주들이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콘텐츠 통제 정책(content moderation policy)에 대해 ‘언론 통제’라며 반감을 표시해왔다.
머스크의 이런 태도 때문에 기업 브랜드와 평판을 중시하는 트위터의 광고주들은 머스크가 앞으로 콘텐츠 통제 장치를 허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과거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음모론, 허위조작정보를 담은 트윗글에 기업의 브랜드 광고가 자동적으로 연동됐다가 이용자들이 반발하면서 광고주도 평판이나 브랜드 가치가 크게 손상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걱정한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2019년에 정치 광고를 금지했고 선거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에 대한 경고 표시제도를 도입했으며 코로나 백신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삭제했다. 특히 지난해 미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폐쇄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후 러시아 정부 계정의 확대와 전쟁포로 이미지가 포함된 트윗을 막았다.
세계 최대 광고 회사중 하나인 WPP의 마크 리드(Mark Read) CEO는 “트위터가 다른 (사회관계망) 플랫폼들 보다 잘했다. 그들은 더 진보적이고 더 반응적(responsive)이며 더 겸손하다”고 NYT에 말했다. NYT는 많은 광고주들이 '머스크씨가 어떻게 할 것인지 두고 보겠지만 트위터의 이런 보호 장치가 허물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대 광고회사인 IPG의 아룬 쿠마르 CTO는 “콘텐츠 통제 정책이 바뀐다면 그리고 우리가 기업 브랜드를 보호할 방법이 없다면 분명히 우리 고객(광고주)들에게 투자를 철회하라고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수익의 대부분을 기업 브랜드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 이런 광고는 이용자들의 특성에 따른 광고(타겟 광고) 보다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트위터는 지난 3월엔 미국 광고주들에게 트위터 프로필을 클릭하면 해당 기업의 제품들을 소개하는 쇼핑 목록을 보여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대안을 찾는데 부심해왔다. 트위터는 이처럼 광고에 목말라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나는 광고를 싫어한다”는 트윗을 쓴 적도 있고 실제 그의 회사인 테슬라나 스페이스X는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는 “광고가 여론(public opinion)을 조작한다”는 말도 했다. 대신 그는 트위터를 인수하면 개인 회사로 만들고 한달에 3달러를 이용자에게 받는 구독 모델로 수익을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는 2억 2천 9백만 명으로 구인 구직 사이트인 링크드인(Linked-in)의 8억 3천만 명, 페이스북의 19만 6천만 명 등 경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들에 비해 적다. 그래서 광고 산업계에서 트위터는 여전히 ‘틈새(niche)’ 플랫폼으로 여겨진다고 NYT는 전했다.
트위터는 지난달 올 1분기 수익이 1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이 회사의 전망치에 못 미치는 성장율이었다고 NYT는 밝혔다. 이런 사정 때문에 트위터가 앞으로 광고를 전면 폐지할 경우 운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서 새 주인이 될 일론 머스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AI타임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관련 기사]일론 머스크 "사이버트럭 내년 출시"…늑장 출시에 혁신성 “글쎄?”
[관련 기사]'칩 부족' 끄떡없는 테슬라 전기차 생산, 비결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