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는 샤를 미셸 유럽 이사회 의장과 폰 데어 라이엔 유럽 위원장과 함께 제28회 EU정상회담을 가졌다. 좌측부터 샤를 미셸 EU 이사회 의장, 기시다후미오 총리, 폰 데어 라이엔 EU 위원장. (사진=일본총리관저 제공).

일본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함께 디지털 파트너십을 맺기로 합의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총리는 12일 일본을 방문한 샤를 미셸 유럽 이사회 의장과 폰 데어 라이엔 유럽 위원장과 함께 제28회 EU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 참석자들은 차세대 통신규격의 5G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디지털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일본-유럽연합간 디지털 경제협력체계 구축…해마다 장관급 회동 진행

일본과 유럽연합의 파트너십은 디지털을 통한 경제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것이 주요 목표다. 일-EU간의 공통 가치와 데이터 등에 대해 '신뢰성 있는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DFFT)'의 중요성 인식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 분야의 협력 추진하겠다는것이다.

제28회 EU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모습. 일본과 유럽연합이 맺는 디지털 파트너십의 협력 대상분야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5G, 디지털무역 등이다. 해마다 장관급 회동을 진행할 계획. (사진=일본총리관저 제공).
제28회 EU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모습. 일본과 유럽연합이 맺는 디지털 파트너십의 협력 대상분야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5G, 디지털무역 등이다. 해마다 장관급 회동을 진행할 계획. (사진=일본총리관저 제공).

협력 대상분야는 ▲AI ▲반도체 공급망 ▲디지털 인프라 ▲5G ▲비욘드 5G/6G 기술 ▲DFFT포함 데이터 ▲디지털 무역 ▲트러스트 서비스 등이다. 앞으로 1년에 한 번씩 장관급 회동(일-EU 디지털 파트너십 회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해마다 디지털 협력의 진척을 확인하고 다음 단계를 위한 방향을 잡는다.

"러시아·중국 싫은 국가 모여라" 新디지털 동맹라인 구축

일본정부는 디지털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기시다 내각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양자 컴퓨팅 기술을 통해 국내생산액 500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가상 공간에 현실 세계를 재현하고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트윈'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진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을 상정한 피해 예측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일본정부의 이번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견제 라인을 구축하는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일본총리관저 제공).
일본정부의 이번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견제 라인을 구축하는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일본총리관저 제공).

이번 유럽연합과의 디지털 협력체계 구축은 보이지 않는 세계 디지털 전쟁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과 유럽은 지향하는 목표가 일맥상통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세와 관련해 이들 국가는 러시아의 침략행위에 비난하며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또 동·남중국해에서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영유권 분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잉공급과 보조금을 포함한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는 WTO(국제무역기구) 개혁을 지지하고 하고 있다. 때문에 유럽과의 협력으로 러시아와 중국보다 빨리 국제 디지털 패권을 먼저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디지털 관계는 어떻게 될까

올해 3월 11일 기시다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 신분)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므로 건전한 관계를 통해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한·미·일 3개국의 제휴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쌓아온 한일 우호 협력 관계에 기반해 윤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28일 주한 일본대사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28일 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한일관계 미래지향적 개선에 대해 논의한 모습. (사진=대통령인수위원회 제공).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는 하야시요시마사(林芳正外) 외무성 장관을 특사로 파견해 친서를 전달하며 국제사회의 질서가 위협받고 있는 현재의 정세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과 전략적 협력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열린 '제3차 FTA 전략포럼'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윤종 통상교섭실 실장은 "급변하는 아시아·태평양 통상질서와 경제안보 시대에서 일본과의 실용적 경제협력을 추진한다면 탈탄소·디지털 분야 등 차세대 산업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 정부가 어떤 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

AI타임스 나호정 기자 hojeong998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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