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 연구소' 경비원 로봇 실증실험 진행
새치기 하는 사람은 주의 환기 시켜주고 길 안내도 도와줘
일본서 경비원 구하려면 하늘에 별따기…일손 부족 해소 기대

상단부 사진에서는 경비원 로봇이 머뭇거리는 방문객을 향해 "이벤트 장소는 여깁니다"라고 이야기한 뒤 줄을 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단부 사진에서는 새치기를 하려는 여성을 목격한 뒤, "맨 뒷줄로 이동해주시겠습니까?"라며 주의를 주고 있다. (사진=ATR 제공).
상단부 사진에서는 경비원 로봇이 머뭇거리는 방문객을 향해 "이벤트 장소는 여깁니다"라고 이야기한 뒤 줄을 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단부 사진에서는 새치기를 하려는 여성을 목격한 뒤, "맨 뒷줄로 이동해주시겠습니까?"라며 주의를 주고 있다. (사진=ATR 제공).

일본에서는 인간이 로봇에게 지적받고 시정해야 하는 사회가 머지 않아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한 주식회사인 '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 연구소(이하 ATR)은 행사장에서 인파들의 행렬을 정리하고 질서에 어긋나는 행위를 할 경우 주의를 주는 로봇의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이 로봇은 일명 '경비원 로봇'으로 야구경기장이나 공항, 박람회 등에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치기 하지 말라고 몇 번 말해야 고치시겠습니까? 뒷쪽으로 가세요"

경비원 로봇이라고 하지만 뭔가 귀엽게 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로봇이 주로 하는 일은 상황에 따라 줄서는 것을 유도하거나 질서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임무를 맡는다. 주의를 줄때는 "맨 뒷쪽으로 줄을 서주세요,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멘트를 한다. 넓은 행사장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길을 해메는 등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는 길을 안내해주기도 한다.

ATR은 실증실험을 통해 경비원 로봇이 제공하는 '유도 서비스'에 의한 행렬에 대한 유도 효과, '주의 환기 서비스'에 의한 보호 효과에 대해 연구한다. 인간으로서는 단순한 업무지만 로봇이 하려면 줄을 서는 사람들의 행동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경비원 로봇 자신에게 장착된 3차원 '라이다(LiDAR)를 이용해 가능케 했다.

경비원 로봇의 탄생 배경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일본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 후생 노동성이 지난 2월 발표한 '직업 소개 업무 통계'에 따르면, 이벤트 대응을 포함한 일본 경비 구인 배율은 6.17배 증가했다.(경비원 1명을 구하려는 구인의 양)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질서를 유지해줄 경비 로봇 연구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실증실험중인 경비원 로봇은 전신인 '로보비-R3'로 만들어졌다. 로보비-R3의 경우 매장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경비원 로봇은 '로보비-R3'로 만들어졌다. 상용화 된 로보비-R3의 경우 매장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귀여운 목소리와 행동이 로봇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점원 로봇의 경우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주의를 환기시킨다. (사진=ATR 제공).

ATR관계자는 "행사장에서 유도 서비스와 주의 환기 서비스를 동시에 실시하는 경비원 로봇의 실증 실험은 전 세계에서도 없을만한 최첨단 기술의 시도"라며 "본 실증 실험을 통해 이 새로운 경비 로봇이 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는 개량 작업을 추진하면서 경비원 로봇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종류를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ATR은 실증 실험으로 쌓은 기술과 데이터를 로봇 개발 종사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AI타임스 나호정 기자 hojeong998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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