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지난 4월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전부터 경영상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으며 미래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던 트위터 측은 머스크의 440억 달러(한화 약 55조) 인수 제안에 빠르게 합의했다. 따라서 인수합병은 기정 사실화됐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머스크는 트위터 거짓계정 비율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트위터가 자신에게 인수 합의를 위해 제출했던 자료 중 거짓 계정, 즉 실제 사람이 운영하는 계정이 아닌 봇(bot) 계정의 비율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트위터는 자체 조사 결과로 봇 계정이 5% 미만이라고 밝혔는데, 머스크는 이 수치가 “느슨한 테스트 방식”에 의한 것이라며 이 문제로 인해 “심각한 (계약)유보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머스크의 말에도 불구하고 많은 매체는 머스크가 거짓 계정의 수치에 대한 예상수치나 트위터와 맺은 구체적 협정 조건을 밝히지 않은 채 트윗을 통해 주장을 내비치고 있는 점을 들어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전략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IT전문 매체 슬래시기어(SlashGear)에서는 “일론이 판매의 최종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러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각에서는 천문학적인 트위터 인수 금액을 마련하지 못한 머스크가 인수계약을 무산시키기 위해 일을 꾸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트위터 주주들은 머스크를 ‘인수사기’라는 명목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그들은 “머스크가 회사 지분이 5%를 초과했을 때 의도적으로 공개 양식 제출을 지연하여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계속 구매할 수 있도록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주변 상황에도 머스크는 인수합병 계약을 계속 진행했으며 약간의 조율이 이어지면 계약을 폐기하는 일은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 6일 머스크는 다시 한 번 “협정 위반으로 트위터와의 거래를 폐기하겠다”고 트위터를 위협했다. 머스크는 봇 계정에 대해 줄곧 불만을 표명해왔지만 이 문제로 인수를 철회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IT전문 매체 더버지(TheVerge)는 관련 보도에서 “머스크는 여전히 봇 계정에 대해 더 많은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버지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가 440억 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에서 명백하고 중대한 위반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머스크 측의 변호사는 "회사가 합병 계약에 따라 자신의 정보 권리 및 회사의 해당 의무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머스크가 계약 위반 혐의로 인해 거래를 완료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버지는 트위터 측 대변인 브라이언 폴리아코프(Brian Poliakoff)가 보내온 이메일 성명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성명에서 트위터는 계약 종료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폴리아코프는 “회사(트위터)는 머스크와 협력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며 “우리는 거래를 종결하고 합의된 가격과 조건으로 합병 계약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에 서명한 직후부터 제기한 봇 계정 문제에 대해 그를 ‘인수사기’ 명목으로 소송한 사람들은 고소장에 머스크가 과거 트윗을 통해 트위터의 봇 계정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테크크런치(TechClunch)의 과거 보도에 따르면 고소장에는 “당시 머스크는 트위터가 일정량의 '가짜 계정'과 '봇'에 의해 통제되는 계정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실제로 수백만 달러에 가짜 계정을 기반으로 한 소송을 해결했다"고 적혀 있다. 또한 "머스크는 '봇에 대한 완전한 지식을 갖춘'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하기 전에도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번 트윗했다"는 주장이 나와 있다.
AI타임스 이성관 객원 기자 busylif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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