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 해남군의 농경지가 해수 침수로 벼가 말라죽고 인근 하천의 민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는 등 여러 피해가 발생했다. 논이 바닷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는 하는 시스템들이 있었지만 관리가 허술해 소용이 없었다. 농업분야에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해 농가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일이라서 근로자가 없었어요…"
해남군에 따르면, 6월 4일 오후 11시부터 익일 새벽까지 바닷물 유입을 막는 관동방조제 수문 6개 가운데 3개가 닫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해수가 124필지 60여㏊의 농경지를 집어 삼켰다. 이 구역은 대부분이 모내기가 끝난 논이다. 따라서 농업인들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고는 수문이 열린 채로 방치돼 일어났다. 또 수문 상태를 폐쇄회로(CC)TV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2차 안전관리시스템이 있었지만 휴일이라 근무자가 없었다. 게다가 올해 초 3차 안전관리시스템 차원으로 설치한 염도 농도를 상시로 측정해 관리자에게 신호를 보내는 자동염도측정시스템도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고…농업인 신뢰↓
뒤늦게 해남군은 인근 저수지의 물을 방류했다. 염도를 희석시키고 재이앙을 위한 육묘 지원 등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농민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가뭄으로 물 공급이 어려운 데다 염분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면 내년까지도 농사짓기가 어렵다는 것. 해남군 관계자는 “피해 신고를 받고 있으며 조사한 뒤 보상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재발 방지 대책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앞서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세번째다. 이미 농업인들은 "예견된 인재였다"며 해남군의 재발 방지 약속에도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AI기술로 미리 예측해 재해 막아야
4차산업혁명 이후 AI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 전남대에서는 'AI 기반 스마트어업관리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실시간 CCTV를 통한 영상을 분석해 AI가 불법 조업 상황을 감시하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산업현장에서도 활용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전KDN은 인공지능영상분석 시스템인 'AI비전'을 개발해 현재는 동탄 화력발전소 등 여러 산업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화재와 연기, 가스누출 감지 등을 사전에 발견하고 이를 알린다.
해외기업에서는 빅데이터 기반 AI를 통해 자연재해를 예측하는 연구까지 수행이다. 구글이 공개한 인공지능 기반 기상예측모델 나우캐스트는 몇 시간 걸리는 기상 예측 작업을 5~10분으로 줄인다. 최대 6시간 이후의 날씨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지자체와 농업과 관련된 공공기관들의 AI 기술 도입이 시급한 시점이다. 관계자의 부재에도 자체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알려주거나 이를 보호해주는 AI가 있다면 농경지 해수 침수 등과 같은 피해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AI타임스 나호정 기자 hojeong9983@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