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연구진이 레벨 4 기술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에 있어 필수 요소인 교통 수신호 인지를 위한 성과를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구글 자율주행 계열사인 '웨이모'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이 로보택시 시범 운행에 나선 가운데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스트 연구진은 레벨 4 기술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 위 경찰 수신호·지시봉을 인식하기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수신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아울러 이를 토대로 실험 환경에서 자동차가 교통 수신호를 인식해 정지하는 시연에도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는 향후 레벨 4 기술 이상의 자율주행차의 교통 수신호 인지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 운전자나 승객의 조작 없이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영역(레벨 4) 또는 무제한 조건(레벨 5) 내에서 자동차 스스로 주행환경 모니터링과 돌발 상황 대응이 가능한 기술을 말한다.
이용구 지스트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8년부터 약 4년 동안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번 연구는 IITP의 '자율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비정형 동적특성 인지 오픈 데이터셋 및 인지 처리 기술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이용구 교수의 지도 아래 이성재·황인우·김준오·길태형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경찰 수신호 ▲도로주행 이미지 ▲보행자 및 경찰관 추적용 이미지 등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신호등처럼 위치 변화가 없는 정적(靜的) 신호만으론 판단할 수 없는 도로 위와 그 주변의 동적(動的) 객체(보행자·경찰관·교통안전요원 등)를 검출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데이터베이스는 객체 검출을 위한 도로주행 이미지 10만 장과 보행자·경찰관 추적을 위한 이미지 20만 장, 경찰·교통안전요원의 지시봉 및 수신호 영상 1만 개로 구성돼 있다.
자율주행과 AI 산업의 주요 데이터베이스로 활용
…미래형 자동차의 등장과 보편화를 앞당길 것
연구팀은 그동안 축적해온 데이터를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위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 포털에 공개했다. 현재까지 교통경찰·교통안전요원 객체 종류를 포함하는 해외 데이터베이스는 미국 '누씬 데이터셋(nuScenes Dataset)'이 유일했다. 이와 비교해 이번에 지스트 연구팀이 수집한 데이터의 경우 교통경찰 데이터 29,883개(누씬 데이터셋 750개)와 교통안전요원 데이터 31,132개(누씬 데이터셋 9,200개)로 각각 약 40배와 약 3.4배 더 많다는 설명이다.
또 지스트 연구팀은 수집한 수신호 인식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자율주행 자동차가 교통 수신호를 인식해 주행하다 정지하는 시연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차량 시연은 IITP 주관 하에 경찰의 정지 수신호를 자율주행 자동차가 인식해 정지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이번 시연에서 연구팀은 단독 경찰관이 있을 때 차량이 경찰관의 수신호를 인식하고 그 수신호의 신호에 따라 차량을 제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황인우 석사과정생(GLAD연구실 연구원)은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기 위해서는 교통 경찰관의 수신호를 인식하고 그 수신호에 따라서 차량을 제어하는 것이 매우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교통 경찰관의 수신호는 다른 제어 신호보다 우선권을 가지게 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보완해 다른 제어 신호보다 우선적으로 경찰관의 수신호를 인식해 따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연에 활용된 자율주행 차량에는 비전 센서(카메라 11대)와 GPS 센서가 사용됐다. 비전 센서는 자율주행 차량 기준 주변 환경을 식별하고 주행 중에 등장하는 경찰관의 수신호를 인식했다. 길태형 석사과정생(GLAD연구실 연구원)은 "자율주행차는 차량에 달린 GMSL 카메라를 이용해 전방에 등장하는 교통안전요원의 수신호를 인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PS 센서의 경우 차량의 정확한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자율주행차가 목적 지점까지 주행하는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차량은 비전 센서를 기반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경찰관의 교통 수신호 동작을 인식한 뒤 수신호 동작에 맞게 차량을 제어했다.
이용구 지스트 교수는 "연구팀이 수집한 교통경찰·교통안전요원의 교통제어 수신호 정보는 자율주행과 AI 산업의 주요 데이터베이스로 미래 교통 수신호 탑재 차량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해당 수신호 객체 검출 기술이 초석이 돼 미래형 자동차의 등장과 보편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관련기사] 지스트 AI 융합기술 연구진, 미래차 XR 기술‧콘텐츠 개발 나선다
[관련기사] [인터뷰] "사회 도움되는 AI기술 연구할 것"…전해곤 지스트 교수팀, AI 기반 보행자 경로 예측 알고리즘 개발
- '자율주행 시대' 이끌 전문인재 육성…지스트‧연대‧서강대‧고대 뭉쳤다
- 지스트, 자율주행 데이터 관리 국제 표준 기술문서 개발 '앞장'
- AI가 블랙박스 영상 시시비비 가린다…사고‧다툼 법적 분쟁도 사라질 듯
- 지스트, AI 기반 지역 미래 신산업 육성에 힘 보탠다
- 中 바이두, 운전대 없고 값싼 자율자동차 ‘아폴로 RT6’ 공개
- "가상현실에서도 실감나게 블록쌓기 즐긴다", 지스트 학생이 'KCC 2022 최우수논문상' 수상
- 지스트, AI 분야 예비창업자 지원으로 길잡이 역할 '톡톡'
- "다양한 공학기술 체험부터 진로 탐색까지"…'지스트와 함께하는 과학캠프' 호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