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현 전경. (사진=셔터스톡).
일본 후쿠오카현 전경. (사진=셔터스톡).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중 하나인 후쿠오카현이 '히키코모리'들의 취업 지원에 나선다. 후쿠오카현은 직접 만나지 않고도 교류가 가능한 인터넷상의 가상공간 메타버스에서 취업 지원을 해주는 실증 실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타겟은 일할 의욕이 있는데도 외출을 하기 어려워 하는 히키코모리들이 대상이다.

회피성 성격장애 '히키코모리'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의 뜻은 원래 "틀어박히다(引きこもる)"라는 동사에서 변형된 일본어 신조어다. 오랜 기간 집에 틀어박혀 사회와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사람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은둔형 외톨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히키코모리는 정신병리학적인 회피성 성격장애 증상이 명확하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면 몇년 동안 집 밖으로 안나오는 경우도 있다.

히키코모리는 오랫동안 집에 틀어박혀 사회와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사람을 뜻한다. (사진=셔터스톡).
히키코모리는 오랫동안 집에 틀어박혀 사회와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사람을 뜻한다. (사진=셔터스톡).

보통 학교나 회사, 모임 등의 사회에서 큰 충격이나 사건 등을 경험한 뒤 히키코모리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 폭력이나 괴롭힘, 가혹행위 등을 당한 아픈 기억때문에 다시 사회에 나올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히키코모리 문제가 심각하다. 한가지 사례로 도쿄도 에도가와구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구내 7604가구를 조사한 결과 7919명이 히키코모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교육 위원회가 파악하는 등교 거부 학생 1113명 등을 합치면 에도가와구는 9096명에 이르는 히키코모리가 거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일본에서는 현재 히키코모리에 관한 지원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67개 지자체 도시에 히키코모리 지역 지원 센터를 설치했다. 상담 창구 설치와 정보 발신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히키코모리의 취업교육 도와요"

히키코모리 메타버스 지원 프로그램은 현재 후쿠오카현의 NPO법인인 'JACFA'가 운영을 맡고 있다. 이 법인은 그동안 국가와 자치단체의 위탁을 받아 히키코모리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대면 형식의 취업 상담과 스킬업 강좌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들의 80%는 집을 찾아가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 실정이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취업활동 강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JACFA 유튜브채널 캡쳐).
메타버스 공간에서 취업활동 강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JACFA 유튜브채널 캡쳐).

후쿠오카현은 히키코모리로서 고민을 안고 있는 젊은층들을 위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취업교육 실증실험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타인과 접촉하는 것이 서투른 사람에게 가상의 캐릭터를 자신의 분신으로 설정하는 메타버스는 적극적으로 말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서 긍정적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민 상담과 교류회, 강좌 등 프로그램 '다채'

이 실증실험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젊은이의 자립을 뒷받침하는 조사 연구 사업 중 하나로 후쿠오카현이 관리하는 메타버스 공간 안의 '후쿠오카 서포트룸'에서 진행된다. 사전 등록을 하면 이 공간 안에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이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도 할 수 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교류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JACFA 유튜브채널 캡쳐).
메타버스 공간에서 교류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JACFA 유튜브채널 캡쳐).

이곳에서는 교류회가 진행된다. 처음에는 별명으로 부르는 자기소개와 퀴즈 등의 가벼운 레크리에이션이 시작된다. 이와 더불어 해당 공간 안에서 전화통화 강습과 컴퓨터 강좌도 이뤄진다. 가상공간에서의 교육활동이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한편 실증 실험을 진행하는 관계자는 "평소 대면했을 때 소극적이던 젊은이들이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활동이 꼭 취업의 길로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후쿠오카현은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메타버스 취업활동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의 이용 방법을 설명하는 온라인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AI타임스 나호정 기자 hojeong9983@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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