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통화에서 특정 인물을 사칭한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제시됐다. 화상 통화 중에 "옆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면 된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지 포춘이 6일(현지시간) 줌 통화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한 타인 사칭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문가 추천 방법이라고 소개한 내용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줌 통화를 할 때 상대방에게 손가락을 코에 대도록 요청하거나 몇 분 동안 카메라를 돌려 옆 얼굴을 비추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같은 방법은 지난달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정교한 딥페이크 홀로그램을 이용한 사기범죄가 발생하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시됐다. 당시 범인들은 줌 통화에서 CEO를 사칭한 딥페이크를 사용했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가짜 이미지와 동영상을 실물과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코딩 기술과 특수효과 기술에 많은 사진 자료 등을 필요로 하지만 일단 AI모델로 만들면 실시간으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전송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무료 소프트웨어까지 나와 훨씬 손쉽게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이 딥페이크 사칭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옆 얼굴을 비추는 것으로 꼽은 것은 사람들이 옆 얼굴 사진은 잘 안찍기 때문이다. 옆 얼굴 자료가 부족해 딥페이크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전면 사진 자료를 활용해 소프트웨어로 옆 얼굴을 추정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만큼 딥페이크를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진다. 또 이 과정에서 얼굴의 '기준점'을 옆으로 돌리면 고정점이 절반 가까이 사라져 왜곡되거나 흐릿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라이브 딥페이크를 탐지하는 방법을 실험해 온 이스로엘 미르스키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 연구원은 "딥페이크 기술은 모두 매우 유사한 관행을 따른다"며 "딥페이크를 학습하는 데이터에는 특정 패턴이 있는데 대부분은 앞 모습을 안정적으로 모방하는데 집중해 비스듬한 각도나 얼굴을 가리는 물체는 다루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딥페이크를 감지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상대방 얼굴에 빛 패턴을 투영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상대방 휴대폰에 문자를 보내 당사자가 맞는지를 직접 묻는 것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딥페이크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만큼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서명이나 워터마크 같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한선 객원 기자 griffin1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