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합성한 브루스 윌리스의 CF 장면 (사진=유튜브 러시아 메가폰 채널 캡처)
디지털로 합성한 브루스 윌리스의 CF 장면 (사진=유튜브 러시아 메가폰 채널 캡처)

최근 한 기업이 유명 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얼굴을 디지털로 합성해 제작한 광고를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기업인 딥케이크는 브루스 윌리스로부터 얼굴을 디지털로 합성해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샀다고 주장하는 반면 당사자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

최근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몇몇 영국 매체에서 딥케이크라는 회사가 월리스의 얼굴을 디지털로 합성해 쓸 수 있는 권리를 사들였다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내 주말 내내 화제가 됐다.

딥케이크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유명인의 모습을 합성해 내는 딥페이크 기술을 광고 등 상업 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다.

보도 내용은 딥케이크가 다이하드나 식스센스와 같은 과거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데이터로 삼아 심층학습 신경망을 훈련해 브루스 윌리스의 모습을 디지털로 재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비슷한 몸집의 배우가 브루스 윌리스의 얼굴로 연기를 하는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런 딥페이크 기술은 최근 톰 크루즈나 키아누 리브스를 사실적으로 재연해낸 영상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틱톡에 업로드 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브루스 윌리스는 대리인을 통해 BBC에 "딥케이크와는 파트너십이나 계약을 맺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 실어증에 걸려 은퇴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딥케이크가 윌리스로부터 디지털 재연 모습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는지 불분명하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브루스 윌리스가 지난해 디지털로 합성한 얼굴로 러시아 휴대전화 광고에 출연한 것은 사실이다. 1998년에는 플레이스테이션용 비디오 게임 '아포칼립스'에 자신의 얼굴과 몸짓을 디지털로 합성한 캐릭터를 사용하는 데 동의했었다. 이런 전력이 이번 논란에 휘말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명 배우를 디지털 트윈 기술로 합성해 영화나 광고에 활용하는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AI는 배우의 목소리나 얼굴 샘플을 이용해 딥페이크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다스 베이더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제임스 얼 존스는 향후 만들어질 오비완 케노비 시리즈에 AI로 합성한 자신의 목소리를 쓰는 계약에 사인했다.   

한편 현역 배우와 공연자들은 "일자리가 없어진다"며 이같은 추세에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공연예술인 노동조합인 에쿼티는 지난 4월 ‘AI로 공연 훔치기를 중단하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당시 조합 측은 "자동화된 오디오 북부터 디지털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AI 시스템이 훈련받은 전문 공연자를 대체하고 있다"며 "저작권을 개정해 공연자의 권리를 보호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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