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가을, 추석이 코앞이다. 김인공씨(50)는 집 근처인 서울 잠실역 근처의 에어택시 정류장 버티포트(이착륙장)로 걸어갔다. 고향 부산에 가기 위해서다. 잠실에서 에어택시를 타고 부산역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30분 정도다. 공항으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로 4시간 넘게 걸렸지만 이젠 걱정 없다. 시속 최대 300킬로미터로 비행하는 에어택시가 있어서다. 요금도 비싸지 않아 부담 없다. 김씨는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교통체증에 시달리거나 기차표 예매 전쟁에 뛰어들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상 속 미래 교통수단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상상 속 미래 교통수단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이처럼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던 미래 교통수단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5년 내 하늘을 나는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가 상용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UAM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다. 특히 에어택시로 사용할 소형기체는 신개념 모빌리티다. 약 300m~600m 높이로 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상 교통혼잡도를 줄일 수 있다. 이동 시간도 기존 교통수단보다 2~3배 빠르다. 또 수소·전기로 운행해 소음이 적고 탄소배출도 없다.

국내 기업은 에어택시 상용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현대, 한화시스템 등은 기체 모델 개발에 한창이다. 해외 기업과 협업하거나 산학연이 협심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모델 개발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솔루션까지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개발 중인 국내 에어택시는?

현대차가 개발 중인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모델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개발 중인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모델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개발에 한창이다. 에어택시로 사용할 방침이다. 작년 말 미국에 UAM 법인 슈퍼널을 설립해 개발 고도화에 착수했다.

올해 7월 영국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 참가해 해당 항공기 내부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최대 5인이 탑승할 수 있고 수소가 연료다. 속도는 최대 시속 290Km다. 현대건설은 에어택시 정류장인 버티포트도 개발 중이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기체 모습.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기체 모습. 

한화시스템도 지난해 UAM 기체 '버터플라이' 모형을 선보인 바 있다. 미국 UAM업체 오버에어와 공동 개발 중이다. 2024년에 완성이 목표다. 회전날개(로터)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활주로도 필요 없다. 날개 하나가 고장 나도 나머지 날개가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어 안전하다. 

최대 시속 320Km로 비행한다. 전기 배터리로 작동해 탄소배출 염려도 없다. 소음은 65데시벨(db) 이하다. 운전자 포함 최대 5명이 탈 수 있다. 역시 에어택시를 목표로 한 모델이다.

에어택시 언제 탈 수 있을까?

에어택시 상용화 시점은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사진=셔터스톡)
에어택시 상용화 시점은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사진=셔터스톡)

에어택시 상용화 시점은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현대차 측은 2028년으로 예측했지만 최근 이를 2025년으로 앞당겼다. 자사 에어택시를 비롯한 UAM 개발 모두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상용화 시점을 2030년으로 본다. 2025년 버터플라이를 시험운행하고 2030년 본격 상용화할 계획도 세웠다. 파멜라 플레처 제너럴모터스 부사장도 "에어택시 상용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2030년이 상용화 적정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관련기사)

에어택시 상용화 초기에는 관제 시스템 통제 하에 운행할 예정이다. 에어택시 정류장인 버티포트에서 이착륙 가능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KTX가 역에서만 정차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업계에선 에어택시 요금이 크게 비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에어택시 예상 운행 요금은 지상 모범택시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기와 수소로 작동하다 보니 운행 비용이 높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편리하지만 불안해" 안전이 최우선

에어택시 이용 의향은 높은 편이지만 안전성 우려사항은 피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 (사진=한국교통연구원, 2021)
에어택시 이용 의향은 높은 편이지만 안전성 우려사항은 피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 (사진=한국교통연구원, 2021)

에어택시가 상용화해도 시민이 안심하고 탈지는 의문이다. 작년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811명 중 에어택시를 '절대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한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가 '위험할 것 같아서(39.9%)'라며 안전성을 지적했다. 비행 도중 충돌이나 이착륙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모라이 심 에어(MORAI SIM Air) 시뮬레이션 화면 모습. (사진=모라이)
모라이 심 에어(MORAI SIM Air) 시뮬레이션 화면 모습. (사진=모라이)

이에 국내 기업은 에어택시 안전 비행을 위한 솔루션도 속속 내놓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 모라이는 이달 에어택시 등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를 위한 시뮬레이션 '모라이 심 에어(SIM Air)'를 내놨다. 스타트업 위플로도 올해 드론·UAM 자동 점검 솔루션인 '버티핏(Verti-pit)'을 출시했다. 교통으로 상용화하면 버티포트에 설치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말대로 몇 년 뒤에는 빠른 속도에 안전성까지 갖춘 에어택시로 쾌적한 귀성길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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