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가 치는 바다에서 해적선 간의 격렬한 전투를 통해 비행'으로 생성한 이마젠 비디오 캡처 (사진=구글)
'폭풍우가 치는 바다에서 해적선 간의 격렬한 전투를 통해 비행'으로 생성한 이마젠 비디오 캡처 (사진=구글)

지난 주 가장 큰 화제 거리는 구글이 내놓은 비디오 생성 AI였습니다. AI가 텍스트(글)로부터 다른 텍스트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단계에서 드디어 동영상까지 만들어 내는 단계로 올라선 겁니다. 메타가 지난달 30일 비디오 생성 AI모델인 ‘메이커비디오(Make-A-Video)’를 먼저 내놨지만 구글의 비디오 생성 AI가 성능면에서 압도적이었습니다.

구글은 지난 6일 AI 시스템 '이마젠 비디오(Imagen Video)'와 '페나키(Phenaki)'를 공개했는데요, 시나리오처럼 긴 텍스트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를 따라 영상을 계속 이어서 생성해 마치 영화와 같은 장편 영상물까지 만들어 주는 획기적인 도구입니다.

이마젠 비디오가 고화질 영상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페나키는 상세하게 묘사한 명령어를 이해해 장편의 영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마젠 비디오는 텍스트 프롬프트에서 초당 24프레임으로 1280×768 픽셀의 고화질(HD) 영상를 생성해 보여줍니다. 

“오토바이를 탄 1인칭 시점. 도로를 질주하다 주택가로 들어서자 고양이가 지나가고 코끼리도 지나친다...” 이런 식으로 긴 글의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마젠 비디오는 오토바이 탄 사람의 관점에서 도로 주행, 주택가, 고양이, 코끼리의 영상을 이야기 흐름에 맞춰 매우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만들어 보여줍니다.  

메타의 메이커비디오를 훌쩍 뛰어넘는 성능이고, '달리'와 같은 텍스트-이미지 생성기가 출시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일궈낸 비약적인 발전이라는 점에서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구글은 또 지난 6일 '3D 뷰 생성 AI'도 공개했는데요, 이 도구는 사진 한 장만 있으면 마치 드론이 사진속으로 들어가 항공 촬영을 하는 것처럼 사진 속 세계를 가상으로 그려줍니다. 큰 산을 찍은 사진이 있다면 저 산을 넘어가면 무엇이 있을까 하고 사람이 상상을 하는 반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산 너머에서 펼쳐질 만한 풍경을 예측해서 입체적(3D)으로 보여주는 거죠.  

앞으로 이런 기술을 활용해서 어떤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이 나올지 흥미롭습니다. 

(이미지=딥마인드)
(이미지=딥마인드)

지난주 구글이 돋보인 일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산하의 AI연구기업인 딥마인드가 새로운 행렬 곱셈 알고리즘을 발표한 겁니다.  

AI 시스템인 '알파텐서'를 이용해 두 개의 행렬을 곱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찾아냈고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이를 다룬 논문을 게재했다고 딥마인드는 밝혔습니다. 

수 세기 동안 수학자들은 표준 행렬 곱셈 알고리즘이 효율성 측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알고리즘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1969년 독일의 수학자 폴켄 스트라센이 더 나은 알고리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수학계에 충격을 줬습니다.

하지만 이후 수십 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센 알고리즘을 능가하는 행렬 곱셈 알고리즘을 발견하지 못했는데요, 이번에 딥마인드의 AI시스템이 더 빠른 알고리즘을 발견해 냄으로써 50년 이상 묵은 수학계의 난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어서 지난주 주요 기술 동향 전해드립니다.

기술 동향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기술의 중국 유입을 전면 봉쇄하는 조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7일(현지시간)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새 수출 통제 방침 그리고 첨단 컴퓨팅 반도체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칩 등에 대한 제한적 수출 통제안을 내놨는데요. 내용을 보면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판매할 경우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중국에 관련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앞으로 미국 장비를 도입할 경우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미 정부는 또 AI와 슈퍼컴퓨터용 반도체에 대해 '해외직접생산품규칙 (FDPR)'을 적용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술, 장비,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제품이라면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중국에 수출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지난 2020년 트럼프 정부가 사용했던 방식으로, 당시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사를 지향하던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에 큰 타격을 입힌 전례가 있습니다. 

■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으로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인권 보호 지침을 내놨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5일 과학기술정책실 명의로 ‘AI 권리장전(AI Bill of Right) 청사진’을 발표했는데요, AI 권리 장전은 유럽연합이 추진 중인 AI법보다 훨씬 약하고 구속력도 없는 선언적 지침입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 차원에서 AI와 관련한 인권 보호 원칙을 처음으로 공식 천명한 것이고, 향후 AI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규제 지침이 될 가능성이 커 주목됩니다.  

백악관이 이날 발표한 권리장전 청사진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스템  구축 ▲알고리즘을 통한 차별 방지 ▲데이터 관련 사생활 보호 ▲자동화 시스템의 활용에 대한 고지와 설명 ▲인간 대안 마련 등 5가지 원칙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가운데 ‘인간 대안 마련’ 항목은 AI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체할 수 있는 사람과 연락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 습니다.

■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IBM이 공동 설립한 MIT-IBM 왓슨 AI 연구소가 스마트폰이나 센서와 같은 '스마트 에지' 장치에서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스마트 에지 장치에서 AI 모델을 훈련하면 새로운 데이터에 적응하고 더 나은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키보드에서 모델을 훈련하면, 키보드가 사용자의 글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 메타버스에서 항공기 조종훈련을 할 수 있는 장비가 공개됐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서울 코엑스에 열린 ‘메타버스 코리아 2022’에 가상현실(VR)로 조종 훈련을 할 수 있는 'KUH-1 VR 조종훈련장비'를 처음 선보였는데요,  KAI가 지난달 개발을 완료한 이 장비는 실제 작전에 투입되는 'KUH-1 수리온' 헬기를 그대로 구현한 플랫폼입니다.

훈련생이 VR 안경을 쓰고 장비에 앉으면 실제 훈련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 3D로 펼쳐지는 외부 영상이 펼쳐지고 조종실 내부 모습을 구현한 것은 물론 기기를 직접 작동하는 듯한 효과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주요 기업들 소식 전해드립니다.

업계 주요 동향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포스터 (사진=KT)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포스터 (사진=KT)

■ AI 성우가 등장하고 AI 음악창작 기술로 OST를 만드는 'AI 오디오 드라마' 시대가 열립니다. 지니뮤직과 밀리의 서재가 AI 기술을 접목한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공동 제작 및 출시합니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오디오 드라마로, 19명의 배역 가운데 8명은 AI 성우가 연기합니다.

■ SK텔레콤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난 3일부터 편성하고 있습니다. 매주 특정 시간대에 이용자들과 진행자가 함께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처럼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로 진화시킬 방침이라는데요, ‘메타버스 라이브 연극’, 창작극 ‘니맘내맘 역할대행 주식회사’, ‘아바타 노래자랑’, 댄스 강습 ’메타 춤선생‘ 등이 새 콘텐츠들입니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기술들의 특징과 시장성, 활용 분야 등을 중소·중견기업에 공개하는 'ETRI 기술예고제'에 따라 102개 최신 기술을 공개합니다.이번에는 올해 개발 완료 예정인 ‘엑소브레인 일반문서 기반 심층 질의응답 기술’ 등 102개 최신 기술 정보를 인공지능·소프트웨어, 통신·전파, 방송·콘텐츠, 전기·전자, 디바이스, 보안, 블록체인·융합 등 7개 분야로 나눠 제공합니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메타버스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대신 증강현실(AR)이 미래를 주도할 기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팀 쿡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유럽 순방 중 네덜란드 매체 '브라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또 "나는 AR이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심오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며 "AR로 교육하거나 시연하고, 의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말했습니다. 

■ 책임있는 AI(RAI)' 운동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한자리에 모여 실천 방안 등을 논의하는 공론장이 열립니다. RAI란 AI 시스템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윤리적인 방식으로 개발, 평가, 배포하는 접근 방식을 의미하는데요, RAI의 확산을 목표로 설립된 벤처지원사 크레도AI가 오는 27일(미국 현지시간) '제1회 글로벌 RAI 서밋'을 온라인으로 열어 업계와 정부, 학계 등의 AI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RAI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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