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이그나이트 2022에서 기조연설하는 사샤 나델라 CEO(사진=MS 라이브 영상 캡처)
MS이그나이트 2022에서 기조연설하는 사샤 나델라 CEO(사진=MS 라이브 영상 캡처)

최근 AI 기술이 이미지나 동영상, 심지어 프로그래밍 코드까지 생성해 주는 모델을 만들어 내면서 도약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요. 이제 이런 고급 기술을 누가 먼저 상용화할 것인지가 관심이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MS는 지난주 연례 컨퍼런스인 ‘MS 이그나이트’에서 이미지 생성 AI도구인 ‘달리’ 그리고 코드 생성 AI도구인 ‘코덱스’를 자사 제품과 연계한 서비스 등을 대거 발표했습니다. 

MS는 달리를 통합한 디자인 앱인 'MS 디자이너'와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만들어 검색엔진 '빙(Bing)'과 브라우저 '엣지(Edge)' 그리고 'MS 오피스 365'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코덱스는 사무자동화 솔루션 '파워 오토메이트'에 접목했습니다. 코덱스는 자연어를 입력하면 코드를 만들어 주는 코드 생성 AI입니다. 

파워 오토메이트는 코덱스와 연동해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합니다. 예를 들어 "직원이 이 폴더로 파일을 보내면 날짜 기준으로 이동하고 기록한 다음 파일을 편집할 절차를 실행한다"고 입력하면 별도의 코드 입력이 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달리와 코덱스는 모두 오픈AI가 개발한 AI도구지요. 오픈AI는 지난 2015년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샘 알트만 와이 콤비네이터 CEO 등이 인류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기술 연구를 목표로 설립한 공익적 성격의 연구소였습니다.

그런데 2019년에 MS는 이 연구소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했고, 2020년에는 지금까지 개발된 자연어처리 AI모델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오픈AI의 GPT-3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통해 오픈AI의 기술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애저-오픈AI 서비스’를 구축했습니다. 지난주 발표된 달리나 코덱스 등 오픈 AI의 개발기술을 접목한 모든 서비스는 이 MS의 클라우드를 통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이미지(사진=셔터스톡)
클라우드 컴퓨팅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전 세계 클라우드 업계에서 1위인 아마존 보다 시장 점유율 등에서 한참 못 미치는 2위 업체가 MS입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이 2025년에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신기술을 접목한 기술과 서비스를 내놔서 결국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게 MS로선 큰 수익원이 될 수 있겠죠. 과감한 기술 투자는 이를 목표로 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달리1'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달리2’가 공개돼서 폭발적 반응을 얻은 것이 올해 초반이었으니까요, MS는 이런 기술의 출현을 미리 예상하고 상용화 준비를 차근히 해왔던 셈입니다. 큰 그림이 있었던 거죠.

MS는 또 메타버스를 두고도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와 경쟁하는 대신 공존을 모색하는 전략을 지난주 들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메타가 구축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MS의 화상회의나 윈도를 비롯한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MS는 그동안 가상현실 기술을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결해 보려는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메타와는 장차 라이벌 관계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각축 보다는 공존을 선택했습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MS가 치고 나온 첨단 AI기술의 상용화가 과연 ‘이론’대로 잘 진행될 것인가 하는 건데요, 기술의 오남용 등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못한 터라 리스크가 있습니다. 어떻게 되갈지 함께 지켜보시죠.

이어서 지난주 주요 기술 동향 전해드립니다.

기술 동향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사진=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 유튜브 캡처)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사진=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 유튜브 캡처)

◼ 구글 클라우드가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가상화폐 결제를 도입합니다. 데이터 센터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인텔과 공동 개발한 칩도 공개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연례 컨퍼런스인 '클라우드 넥스트 22'에서 이같은 내용의 서비스 확대 및 안정적 운영을 위한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우선 미국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제휴해 2023년 초부터 가상화폐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시바 이누, 라이트코인 등을 거래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휴로 코인베이스는 데이터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기존 아마존에서 구글 클라우드로 옮기게 됐습니다. 가상화폐로 서비스 비용을 받는 것은 주요 클라우드 업체 가운데 구글이 처음입니다.

구글은 또 인텔과 함께 데이터 센터의 CPU 부하를 줄이고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 'E2000'이라는 새로운 맞춤형 IPU 칩을 공동 설계했다고 밝혔습니다.

◼ 구글은 또 '클라우드 넥스트 2022'에서 4세대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일반 대중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TPU는 AI 학습 및 추론에 쓰이는 구글의 반도체 칩입니다.

구글 클라우드의 TPU v4 기반 가속기는 가상머신(VM) 1개당 4개의 TPU 칩으로 구성된 단일 TPU 모듈에서 고속 패브릭을 통해 최대 4096개의 칩(TPU VM 1024개)을 연결한 포드(Pod)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 칩의 최고 성능은 275테라플롭이며 각 포드는 최대 1.1엑사플롭의 컴퓨팅 성능을 제공합니다. 

구글의 TPU 가속기는 자연어 처리, 추천 시스템 및 컴퓨터 비전과 같은 대규모 AI 모델에서 속도를 높이도록 특별히 설계했다고 합니다.

(사진=오픈AI)
(사진=오픈AI)

◼ 짧은 음성이나 음악을 들려주면 뒷부분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완성해주는 AI 기술이 나왔습니다. 아직은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 개발한 단계지만 향후 음악 작곡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공개된 오디오 생성 AI는 구글이 지난 6일(현지시간) 블로그에 공개한 '오디오LM(AudioLM)'과 하모나이(Harmonai)라는 AI스타트업이 8일 오픈소스로 출시한 '댄스 디퓨전(Dance Diffusion)' 두 종류입니다.

구글의 '오디오LM'은 피아노 음악이나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한 오디오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원본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한 후반부 오디오를 생성해주는 AI 모델입니다. 

또 하모나이의 '댄스 디퓨전'은 수백 시간의 기존 노래를 훈련해 음악 클립을 생성할 수 있는 알고리즘과 도구 세트입니다. 하모나이는 텍스트-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을 출시한 스태빌리티AI가 재정 지원을 하는 기업이구요.

◼ 미국이 반도체칩의 중국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화웨이와 중흥통신(ZTE) 등 중국 기업 장비의 미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서명한 보안장비법의 후속 조치로 이 법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년 이내에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의 제품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FCC는 이에 따라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회사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미국 내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제시카 로센워셀 FCC 위원장은 지난 5일 위원들에게 이같은 내용의 금지안 초안을 회람하도록 했습니다. 

이 조치가 실행되면 화웨이와 ZTE는 미국에서 정부 승인 없이는 새 장비를 팔 수 없게 됩니다. FCC는 다음 달 중순까지 이 규제의 실행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해들어 지난 8월까지 폐업한 중국 반도체 기업이 347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이어진 미국의 중국 견제 조치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비즈니스DB 플랫폼 치차차(Qichacha) 통계 자료를 인용, 지난 1~8월에 3470개에 이르는 '칩' 관련 기업이 등록 취소됐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지난 2020년 1397개, 2021년 3420개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반도체 자급자족을 목표로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전폭적인 투자를 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다소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이어서 주요 기업들 소식 전해드립니다.

업계 주요 동향

최예진 워싱턴대학교 컴퓨터 공학부 교수 (사진=맥아더 재단)
최예진 워싱턴대학교 컴퓨터 공학부 교수 (사진=맥아더 재단)

◼ 최예진(45) 워싱턴대 교수가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우십'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올해 수상자 중 한국계로는 유일합니다.

미국 맥아더 재단이 최 교수를 포함해 25명의 인재를 '뛰어난 창의성'을 보여준 예술가와 활동가 및 학자와 과학자 등에 수여하는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 향후 5년간 총 80만달러(약 11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최 교수는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하도록 하는 자연어 처리(NLP)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입니다. 상식과 추론 및 상식으로 추론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시스템 연구에 집중,  최근  AI가 인간의 언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인간의 상식에 따라 문장의 함축된 의미를 이해하는 AI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온라인 허위 후기, 가짜 뉴스 등을 가려내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AI에 인간의 윤리를 가르치는 프로젝트도 이끌고 있습니다.

◼카카오브레인(대표 김일두)이 초거대 AI 언어 모델 '코지피티(KoGPT)'를 오픈API로 공개했습니다. 카카오 디벨로퍼스 홈페이지에서 개인, 단체, 기업 모두 월 200건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가 공개한 코지피티 API는 이용자가 입력한 한국어를 사전적, 문맥적으로 이해한 후 의도에 맞는 문장을 만드는 도구입니다. 상품 소개 글 작성, 감정 분석, 기계 독해, 기계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품 광고나 쇼핑몰, 배달앱 등 서비스 개발에 적용할 수 있고, 광고 카피도 쉽게 만들 수 있어 마케팅이나 이커머스, 자영업 등에도 활용 가능합니다.

◼국내 라이다 개발 기업 에스오에스랩(대표 정지성)이 기존보다 저렴한 차세대 라이더를 선보였습니다. 에스오에스랩은 지난 7일 막을 내린 '한국전자전'에 차세대 3D 고정형 라이다 'ML-X'를 전시했습니다. 

라이다의 높은 가격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입니다. 자율주행차 개발 초기에 라이다 가격은 1억원에 달했다가 최근 수백만원대까지 내렸지만, 보통 차량 한 대당 라이다 4대를 탑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가격이 부담입니다. 

에스오에스랩은 ML-X의 상용화 가격을 50만원 이하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는 "향후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원활히 이뤄지려면 라이다 가격이 최소 2000달러(약 240만원)는 돼야 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는데요, 자율주행차 한 대에 ML-X 4개를 설치하면 이런 가격 수준이 됩니다.

◼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뷰노(대표 이예하)가 가정용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 P30’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하티브 P30은 하드웨어 의료기기로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해 정상동리듬, 심방세동, 서맥, 빈맥 등 분석 결과를 제공합니다. 휴대가 쉬워 언제든 30초 내 간단하게 심장 신호를 측정할 수 있고, 분석 결과는 연결된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뷰노는 이번 인증 획득을 계기로 B2C 사업을 본격화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식약처로부터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된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딥ECG를 탑재한 가정용 AI 의료기기 상용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 카이스트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AI 딥러닝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동시 정제 및 선택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AI 딥러닝 기술로 서비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가장 높은 비용이 소요되는 분야는 라벨링인데요, 이 과정은 확보한 데이터에 정답지 혹은 이름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라벨링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노동력과 시간 소요에 따른 비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딥러닝 훈련 데이터 구축 과정은 수집, 정제, 선택 및 라벨링 단계로 이뤄지는데, 이 교수팀은 이중 정제 단계와 중요 데이터 선택을 동시에 진행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최적 균형을 찾아내기 위해 추가 신경망 모델을 도입한 것입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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