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암(Arm)이 내년 1분기로 예정했던 상장 시기를 미루기로 했다. 정확한 시기는 미정이다. 다만 내년 중에는 상장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Arm 경영진이 경기침체와 기술주 폭락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Arm은 최근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기업 공개를 하면 400억달러(약 54조원)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지만 당분간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rm은 그동안 내년 1분기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안 쏜톤 Arm 투자자 관리 책임자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가능한 빨리 기업을 공개하길 원한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자금 시장의 사정을 고려하면 내년 3월말 이전에 기업공개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공개 준비는 아주 잘 되고 있고,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년 언젠가는 상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같은 상장일정 연기 방침은 Arm 대변인도 사실인 것으로 확인해줬다.

Arm은 전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설계를 90% 정도 독점하고 있는 칩 설계회사다. 애플과 삼성, 구글 등 500개 제조업체에 각종 모바일 제품과 스마트TV 설계를 제공했다. 덕분에 상장하면 40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평가돼 왔다.

그런데 최근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및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등 거대 기술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식시장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심화와 고금리 등으로 소비 수요와 광고 수익도 줄어들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세계적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영국의 예산정책 당국은 지난주 영국에서 불황이 이미 시작됐으며 1년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Arm은 상장을 서두를 경우 주식 시장에서 제 값을 못 받게 될 것으로 우려해 연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Arm은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회장 : 손정의)가 32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퀄컴과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인수합병 구애를 받기도 했으나 각국의 반독점 규제기관 승인을 비롯한 조건이 맞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지는 못했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상장을 통한 운영 자금 조달을 추진해 왔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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