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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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영국 반도체 기업 ARM과 기술 협약을 2040년 이후까지 연장했다. 이를 통해 애플은 자체 프로세서 제작과 관련해 ARM의 설계도 접근권을 확보함으로써 장기적인 칩 개발 안전장치를 마련하게 됐다.

CNBC는 6일(현지시간) ARM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IPO 공모 문서를 통해 “애플과 2040년 이후까지 이어지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ARM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으로, ARM의 설계도는 아이폰을 포함해 거의 모든 스마트폰의 반도체 생산에 사용된다. ARM에 따르면 지금까지 자사 설계도를 통해 출하한 반도체는 전 세계 2500억개에 달한다.

이번 계약으로 애플은 2040년 이후에도 아이폰과 맥에 투입하는 칩의 핵심 IP인 ARM 아키텍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ARM으로서도 중요한 파트너 중 한 곳을 20년 이상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1990년에 설립한 ARM은 2007년 아이폰이 출시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며, 애플 외에도 삼성전자,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를 설계하는 대부분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후 소프트뱅크가 2016년 320억달러(약 43조원)를 들여 ARM을 인수했으며, 2017년 지분 25%를 80억달러(약 10조7000억원)에 비전펀드1(VF1)에 매각했다.

ARM은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었다. 3년 전인 2020년 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인수에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에 400억달러(약 54조원)를 주고 인수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규제당국이 경쟁 저하를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결국 지난해 계약은 백지로 돌아갔고, 소프트뱅크는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ARM은 이달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애플, 삼성전자, AMD, 애플, 케이던스, 구글, 인텔, 미디어텍, 엔비디아, 시놉시스, TSMC 등 주요 IT 기업 10개사가 초기 공모의 일환으로 지분 참여 의사를 밝혔다.

ARM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최대 7억3500만달러(약 9820억원) 규모의 지분 인수 의사를 보였다.

반도체 업체는 물론 관련 업체 상당수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은 ARM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그만큼 핵심적이라는 의미다.

ARM은 이들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지분 참여를 포함해 지분 9.4%를 공모주로 발행해 최대 48억7000만달러(약 6조4960억원)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SEC에 보고했다.

이 경우 모기업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 90.6%를 포함해 ARM 기업가치는 최대 520억달러(약 70조원)가 된다.

소프트뱅크가 이번 IPO 계획을 추진하면서 애초에 기대한 620억달러에 비하면 적지만, 소프트뱅크가 2016년 인수한 320억달러보다 62.5%, 200억달러 높은 수준이다.

ARM의 상장은 올해 최대 규모의 기술 IPO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상장이 2022년 이후 대부분 얼어붙은 IPO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한편 영국 정부는 ARM이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를 희망했지만, ARM은 뉴욕을 선택함으로써 선도적인 글로벌 기술 허브가 되려는 야망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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