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의 실시간 억만장자 자산 및 순위 플랫폼(사진=포브스 억만장자 홈페이지)
포브스의 실시간 억만장자 자산 및 순위 플랫폼(사진=포브스 억만장자 홈페이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게 올해는 '최악의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전통적인 수익 모델이 한계점에 도달한 반면 새로운 성장 엔진은 가동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본격 가동까지는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미중 무역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것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 더구나 일부 기술 대기업이 누렸던 팬데믹 특수는 사라져가고, 잔뜩 부풀었던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거품이 눈 녹듯 꺼져버린 것도 이들 기업에는 엄청난 손실로 다가왔다.

이같은 상황을 미리 예상해 대비하지 못한 결과는 참혹했다. 대부분의 기술 대기업이 극심한 사업부진을 겪으면서 대규모 해고 릴레이 현상이 빚어졌고, 주가는 반토막이 나버렸다. 이는 이들 기업을 이끈 최고경영자(CEO)의 재산 상태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포브스의 27일(현지시간)자에서 이같은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도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이끌어 온 억만장자 CEO들의 순자산이 올해 2조달러(약 2500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내용이다.

포브스는 '실시간 추적기(real-time tracker)'라는 플랫폼을 구축해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2700억원) 이상인 인물의 재산 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업데이트했다.

그 결과 지난 9일 현재 억만장자는 2523명으로 지난해 말 2671명에서 147명이 줄었고, 자산총액은 11조9000억 달러로 지난해 말의 13조8000억달러에서 1조9000억달러가 줄었다. 

이 가운데 기술기업과 연관이 있는 상위 300명의 자산 감소 규모가 1조달러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억만장자의 자산이 지난 2020년과 지난해 각각 1조9000억달러와 1조5000억달러가 늘었던 것과 대비된다.

포브스는 코로나 사태 직후 급증했던 온라인 수요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기술기업 주가와 스타트업 평가가 낮아지는 등 거품이 꺼진데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국가별 억만장자 순자산 감소 현황(표=포브스)
국가별 억만장자 순자산 감소 현황(표=포브스)

올해 아마존 주가는 50% 가까이 떨어지면서 대주주인 제프 베조스의 순자산이 80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도 주가가 36% 떨어져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자산이 각각 400억달러 이상 줄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주가가 27% 빠졌다. 창업자인 빌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전 CEO의 자산 감소를 초래했다. 빌 게이츠의 경우 빌앤멜린다 재단에 200억달러를 기부해 자산 감소규모가 더 컸다.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의 주가는 66%가 떨어져 마크 주커버그 CEO는 자산이 780억달러(약 100조원)나 줄었다.

자산이 가장 많이 감소한 인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20일 기준으로 60% 하락한 데다 트위터 인수를 위해 440억달러를 퍼붓는 바람에 순자산이 1150억달러나 줄었다.

머스크는 올해 프랑스 루이비통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보다 자산이 700억달러 더 많은 세계 최고 부자로 이달에는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순위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중국 알리바바 공동 창업자 마윈이 131억달러, 부동산 재벌 양 휘얀이 116억달러, 생수왕이라 불리는 종 샨샨이 113억달러의 자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중 갈등으로 자국내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세계적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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