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대 기술기업의 3분기(7월~9월)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선데다 인플레이션 심화와 금리상승, 달러화 강세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술 변동에 따른 수요 변화와 경쟁자 출현이 이들 기업의 전통적인 수익모형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발표한 3분기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애플과 아마존이 27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역시 놀랄만한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메타의 성적은 최악이다. 3분기 매출이 277억1000만달러(약 39조348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가량 줄면서 2분기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순이익은 44억달러(약 6조2480억원)로 지난해 3분기(92억달러)의 절반도 되지 못했다.
메타버스 구축에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는 메타는 비용이 221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사무실을 줄이고 유연한 근무방식을 도입해 인력을 관리하는 등 비용절감 계획을 발표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메타에서 가상현실 헤드셋 개발 등 메타버스 사업을 주관하는 리얼리티랩은 손실이 36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0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와관련 마크 주커버그 CEO는 26일(현지시간) 실적발표후 분석가들과의 대화에서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 투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래에 근본적으로 중요하게 될 영역에 주목하지 않는 것은 실책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표명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3분기 매출이 69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 늘었지만 순이익은 139억달러로 27%나 감소했다. 구글의 검색 광고 매출은 395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하면서 증권가 예측치였던 410억달러에 못미쳤다. 특히 유튜브의 광고 매출도 70억달러로 1.9% 감소했다.
메타와 구글의 실적 부진은 온라인 광고 시장의 둔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계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광고 예산을 삭감하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온라인 이용이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메타와 구글 모두 4분기 역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3분기 매출이 501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 늘었지만 순이익은 175억6000만달러로 14% 줄었다고 발표했다. 전세계 개인용컴퓨터 수요가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코로나에 따른 재택근무 수요 마저 사라지면서 윈도 판매 수익이 전년동기 보다 15% 줄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매출은 35% 늘었지만 증가율이 시장 기대치인 36.4%나 2분기의 40%에 못 미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은 '아이폰 14'를 출시해 3분기 순익이 200억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올들어 2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3분기 실적도 큰 기대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보도에서 "이같은 거대 기술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은 몇년째 새롭고 수익성 높은 사업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불확실성이 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메타버스와 클라우드 등 새 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구글과 메타는 여전히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은 15년전 발표된 아이폰이 아직도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새로운 파괴적 경쟁자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구글의 유튜브나 메타의 페이스북은 훨씬 젊은 틱톡에 뒤쳐지기 시작했다.
NYT는 또 암호화폐 시장이나 긱(gig) 이코노미 산업, 반도체 산업에서도 침체 현상은 심각하다면서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 유지와 미국의 대중국 수출 금지 조치 강화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회사인 제페리스의 브렌트 틸 기술분석가는 이런 미국 기술 기업들의 상황과 관련해 “어두운 겨울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 “작든 크든, 누구도 면역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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