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등에 들어가는 무선 통신칩을 자체 제작해 사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 부품을 공급해온 브로드컴에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포브스가 9일(현지시간) 애플이 이같은 부품 자체 조달 방침을 아이폰 생산에 전반적으로 적용하기로 해 칩제조 산업 전체의 재편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025년 사용 목표로 브로드컴 칩을 대체할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그동안 애플에 연간 70억달러(약8조6000억원) 규모의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 부품을 공급해 왔다. 지난 회계연도 회사 전체 수익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호크 탄 브로드컴 CEO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애플과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상황이 바뀌었다.
애플은 이에 앞서 퀄컴 셀룰러 모뎀도 자체 개발해 대체할 계획이었다. 당초 빠르면 올해 대체할 예정이었으나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내년말에서 2025년초 사이로 일정을 연기했다.
셀룰러 모뎀은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전화 통화나 인터넷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아이폰의 경우 현재 175개국 이상에서 100개 이상의 무선 통신사와 연결돼 작동하기 때문에 셀룰러 모뎀 개발은 길고 번거로운 테스트 과정이 필요하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관련 칩 개발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애플은 에어팟에 들어가는 H2 프로세서와 애플 워치의 W3칩을 포함해 무선 칩 일부를 이미 만들어냈다. 또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인텔 프로세서를 들어내고 애플 실리콘으로 알려진 자사 제조 칩을 장착하기도 했다.
애플의 부품 자체 조달 확대 계획이 알려진 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시장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한 때 4.7%나 떨어졌다가 2% 하락으로 마무리됐다. 퀄컴 주가 역시 장중 1.6%까지 떨어졌다가 0.6% 하락으로 끝났다. 애플 주가는 0.4% 올랐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