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과의 검색 공방전을 전략적으로 이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통해 구글을 효과적으로 압박, 향후 수년간 클라우드 등 다른 사업에서도 우위를 가져갈 기회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윌리엄 서머린 아크인베스트 벤처&분석담당 책임자는 'MS가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빙과 오픈AI를 공개했다'는 보고서를 12일(현지시간) 내놓았다.
서머린 책임자는 보고서를 통해 "많은 분석가들이 MS와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사실 MS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MS가 향후 구글의 검색 수익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구글 클라우드나 다른 서비스에도 지장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
"챗GPT 업그레이드 버전을 이용한 빙 검색은 구글에 똑같이 챗봇을 이용한 서비스 출시를 강요할 수 있다"며 서머린 책임자는 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챗봇 검색은 기존 검색에 비해 머신러닝을 위한 슈퍼컴퓨팅과 전력 문제 등 엄청난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구글의 수익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챗봇 모델을 도입한다고 구글의 주 수익원인 검색 광고 이외의 뚜렷한 수익원이 당장 생기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주 수익원이 검색 광고에 집중돼 있으며,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즉 검색으로 번 돈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나 다른 사업을 지탱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검색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 챗봇 검샛의 도입이 전체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MS나 아마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MS는 검색 및 광고 비중이 적고, 수익원도 다양한 편이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디맨드세이지의 통계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의 92%를 차지, 하루 85억건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검색을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정 부분이 머신러닝이 필요한 생성 AI 챗봇 검색으로 넘어갈 경우 비용 증가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러나 서머린 책임자는 머신러닝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인 것이 구글에는 다행이라고 밝혔다. 아크인베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GPT-3의 훈련 및 추론에 드는 비용이 매년 70%씩 줄어, 2030년에는 거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MS가 그사이에 전체 사업에서 우위를 차지할 기회를 잡았다는 점을 핵심으로 봤다.
캐서린 책임자는 "AI 추론 비용은 몇 년 안에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비용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단기적으로는 MS가 경쟁 우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아크인베스트는 세계적인 여성 투자가 캐서린 우드가 이끄는 글로벌 투자 및 분석 회사다. 우드는 2021년 포브스 선정 50대 리더 50명에 꼽히기도 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