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AI로 생성한 것으로 보이는 가짜 사진이 정치 캠페인에 등장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미 공화당의 대선후보 중 한 사람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 캠프에서 배포한 캠페인 영상 속에 전문가들이 AI로 생성한 가짜라고 지목한 사진들이 포함됐다.
이 영상은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내용으로 코로나 사태 당시 앤서니 파우치 방역 당국 최고 책임자와 가까운 사이로 보이는 사진들을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는 코로나 사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온적 태도를 취하면서 파우치 국립 전염병 연구소장의 강경 대처 방안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고 결재를 늦추면서 대립각을 형성했다. 그런데도 영상속 사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파우치 소장을 포옹하거나 입맞춤까지 하는 친밀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디샌티스 진영은 이 동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당신은 해고야”라는 유행어까지 만든 인물이면서 정작 파우치 소장은 해고하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에서 코로나 관련 제한 조치를 먼저 풀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왔다는 주장을 하면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을 해고했어야 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이다.
매튜 스탬 드렉셀 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동영상 속 사진 6장중 3장이 AI로 생성한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하니 파리드 버클리대 교수는 “진짜 사진과 가짜를 섞어 신뢰도를 높이는 교활한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AI와 관련해서는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잇달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개리 마커스 뉴욕대 교수는 지난달 16일 미 상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AI를 규제하지 않으면 허위정보 범람으로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