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공지능(AI) 챗봇의 정치적인 접근을 완전 차단하는 방안이 등장했다. 빅테크가 모두 이를 채택할지 관심이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무스타파 술레이만 인플렉션 AI CEO가 챗봇 '파이'의 정치적 사용을 막기로 했으며, 다른 기업과도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힌 사실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술레이만 CEO는 "챗봇이 만약 완벽하다고 해도, 인간적인 선택에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이것은 민주주의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챗봇 파이의 정치적 답변을 막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식의 질문을 거부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가드레일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인플렉션 AI뿐 아니라 AI 주요 빅테크들과도 이 문제를 상의 중이라고 전했다.

"우리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논쟁의 여지가 많은 분야에서는 한발 물러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술레이만 CEO는 실제 AI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구글의 딥마인드를 공동 창립했으며, 지난해에는 레이드 호프만 전 링크드인 CEO와 인플렉션 AI를 설립해 화제가 됐다. 

특히 이 회사가 올해 선보인 챗봇 파이는 기존 챗봇과 달리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대화가 가능, 많은 사용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현재 기업 가치는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미국에서는 챗봇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분석이 등장하는 등 이 문제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8월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 연구진이 실시한 '챗GPT'의 정치 성향을 소개해 화제가 됐다.

연구진은 챗GPT에 미국과 영국, 브라질의 자유당 지지자들이 답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설문조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챗봇이 진보적인 성격을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챗봇이 만약 정치적 편향을 보인다면 이는 '기능'이 아닌 '버그'에 불과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하는 과정에서 챗봇 역시 이를 학습,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블룸버그는 "은행 강도에 관한 질문은 챗봇이 회피하도록 만들었지만, 선거에 관련된 가드레일을 설정해 놓은 회사는 아직 거의 없다"라고 밝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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