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작=AI타임스)
지난주엔 요즘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인 샘 알트만 오픈AI CEO가 방한해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는 지난 9일 서울 63빌딩에서 ‘한국 스타트업과의 만남’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국내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의 잠재력에 대해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한국은 오픈AI의 서비스를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국가”라면서 “특히 심층 기술을 가진(딥테크) 기업이 많아서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기술의 퀄리티도 굉장히 높다”면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높은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역량을 갖췄다"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알트만은 현재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각국 정상과 정부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AI 규제를 위해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가히 세계 AI 업계의 지도자급 인사가 된 느낌인데요, 서울 행사에서도 역시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국제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 왔듯이 지금 당장은 크게 필요를 못 느낄 수 있지만, 기술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2030년쯤이면 규제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면서 "규제와 관련해서는 한국 역시 전 세계적인 논의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부터 향후 몇 년 동안 인터넷 등장 이후 가장 좋은 창업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면서 "스타트업들이 조금 더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하기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알트만이 처음 AI 규제의 필요성을 공개 주장한 자리는 지난달 16일 열린 미 상원 청문회였습니다. 기업 관계자가 의회에 증언자로 나오면 “기업 좀 가만히 내버려 두라”고 말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그는 달랐습니다.
자신의 회사를 포함해 AI 기업들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한 겁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AI의 위험성을 매우 진지하게 설명했습니다. 함께 증인으로 나와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유명한 AI 기술 비판자 개리 마커스 뉴욕대 교수가 감명받을 정도였습니다.
마커스 교수는 “TV 중계화면에서는 드러나지 않았겠지만, AI의 공포에 대해 말하는 그의 진정성은 명백했다”고 청문회가 끝난 뒤 워싱턴포스트에 말했습니다.
그는 이후 월드투어에 나서면서 여러 뒷이야기도 남기고 있는데요, 영국에서는 옥스포드 대학에서 강연을 한 뒤 “AGI(범용인공지능) 자살경쟁을 멈추라”는 피켓을 들고 있던 학생 시위대들에게 다가가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오픈AI가 지향하는 AGI 개발에 대해 위험하니 멈추라고 주장한 것이었는데요, 알트만은 AI가 위험하다고 해서 개발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설득했습니다.
결국 학생들은 납득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그는 바쁜 일정 때문에 그 자리를 떠난 뒤 “토론은 좋은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그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참가 신청을 받은 지 이틀 만에 수천명이 몰려 접수를 조기 종료했다고 합니다. 당일 현장에는 1000명 이상이 행사 시작 두세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고 그가 등장하자 환호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AI 업계에서는 록스타처럼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언제나 진지한 그가 앞으로는 또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궁금해집니다.
이어서 기술 동향 전해드립니다.
기술 동향
■ 인터넷에 공개된 콘텐츠로 훈련하는 생성 AI 모델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챗GPT’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생성 AI 도구가 발달하면서 인터넷에 AI로 생성한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시간이 갈수록 이런 콘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렇게 되면 웹상의 콘텐츠를 훈련 데이터로 쓸 수밖에 없는 차기 생성 AI 모델들은 성능이 저하되고 콘텐츠에서 더 많은 오류가 나오는 ‘모델 붕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일리아 슈마일로프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등이 공동연구에서 밝혔습니다.
■ 오픈AI가 '챗GPT'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서 사용 요금을 큰 폭으로 낮추는 업데이트를 단행했습니다.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 작업 없이 자연어를 사용해 챗GPT 모델이나 플러그인 기능에 대한 API 호출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에 따라 모델 액세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요금은 업데이트 버전은 유지하는 대신 기존 버전은 4분의 1로 낮춥니다. 또 챗봇의 대화 기억 용량을 결정하는 컨텍스트 창도 기존의 4배로 늘립니다.
■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반도체 첨단장비 반입 허용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분간 정상적으로 현지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등 중국에 공장을 짓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회사는 1년간 적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치를 1년간 다시 연장한다는 겁니다.
■ 세계 최초의 AI 규제법인 유럽연합(EU)의 ‘AI 법’이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EU 의회와 집행위원회, 각료이사회가 최종안 도출을 위한 3자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EU는 최종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최종안이 나오더라도 ‘AI 법’은 2026년까지는 발효되지 못할 것이라고 가디언이 전망했습니다. 유럽 각국의 후속 절차가 필요하고 유예 기간이 설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업계 주요 소식 전해드립니다.
업계 동향
■ 구글이 투자한 AI 스타트업 코히어가 약 22억달러(약 2조8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기업용 생성 AI 개발을 위한 투자금 2억7000만달러(약 3500억원)를 유치했습니다.
코히어는 알파벳 출신 연구원들이 2019년 설립한 캐나다 스타트업입니다. ‘챗GPT’와 유사한 대화형 AI 모델을 개발해 오면서 오픈AI의 경쟁사로 알려졌고, 특히 기업에 특화한 대형 언어 모델(LLM) 개발을 추진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 김동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SSD 시스템 반도체 구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SSD의 읽기 및 쓰기 성능 향상과 수명 연장에 적용 가능합니다.
최근 AI 훈련을 위해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지면서 데이터 센터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주요 저장장치인 고성능 SSD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성능 SSD 제품일수록 내부 구성요소들이 서로의 성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결합형 구조의 한계에 부딪혀 성능을 극대화하기 어려웠다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 앨런 뇌과학연구소가 최초의 뇌 지도 구축을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머신 러닝 기술을 도입합니다. 대규모 뇌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입니다.
AWS는 앨런연구소의 '뇌 지식 플랫폼(Brain Knowledge Platform)' 구축을 위해 클라우드를 통한 AI 및 ML 기술을 지원합니다. 이 플랫폼은 뇌의 개별 세포가 어떻게 인지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뇌의 고해상도 지도입니다.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메타 제품에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생성 AI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텍스트 프롬프트를 사용해 자신의 사진을 수정하고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메신저나 왓츠앱에서 다양한 페르소나와 능력을 가진 AI 에이전트를 데려와 AI 채팅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