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중국이 반도체 제조 등에 쓰이는 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이 강화되자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다음달 1일부터 갈륨 및 게르마늄과 그 화합물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금속을 수출하려면 상무부가 허가해야 하고, 수출업자들은 해외 구매자에 대해 자세히 보고를 해야 한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품목들은 상무부를 거친 뒤 국무원의 허가까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륨은 TV 및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패널, 태양광 패널, 레이더, 화합물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두루 쓰인다. 가전기기와 전기차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GaN(질화갈륨) 전력반도체도 갈륨을 기반으로 한다. 게르마늄은 광섬유, 인공위성용 태양전지 등에 활용되는 소재다.

중국이 두 소재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할 경우 산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 갈륨 공급의 94%, 게르마늄 공급의 83%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물론 두 소재가 아주 희귀한 금속은 아니기 때문에, 타 국가가 생산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다만 대체재 활용에 따른 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중국이 두 소재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CRU 그룹에 따르면 갈륨을 생산하는 국가로는 한국과 일본,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이 있다. 게르마늄은 미국, 캐나다, 벨기에, 러시아 등에서 생산된다.

한편 중국의 이번 조치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 발표 직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일부 반도체 생산 설비를 선적할 때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조치를 오는 9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규제의 대상 장비와 업체 등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생산하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 주도의 반도체 규제에 반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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