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점성술에 도입한 사례가 화제다.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점성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코-스타’라는 업체가 점성술과 AI를 접목해 운세를 본다는 기계를 만들어 미국 뉴욕시 멀베리가의 한 잡지 판매점에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대형 세탁물 건조기 같은 모습인 이 기계는 '뉴욕을 떠나야 할까?'를 비롯한 미리 준비된 100개 가량의 질문 중 하나를 선택하고, 태어난 시간과 장소 등을 입력하면 답변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내가 유의해야할 것들'을 묻자 기계는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거나 갈등을 회피하려는 경향이다. 당신의 별자리는 완벽주의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암시한다. 열정을 가지고 시도하고 비현실적인 기대는 버리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 답변은 그러나 실제로는 오픈AI의 언어모델인 ‘GPT-3’과 ‘챗GPT’를 이용해 생성한 것이다. 사용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훈련된 답변만 제공하지 개인적이지는 않다”는 부정적인 평가와 “AI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점성술에 오히려 믿음이 갔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바누 굴러 코-스타 설립자는 이 기계에 대해 "사용자가 자신에 대해 읽을 거리를 얻는 게 장점이라면서 운세 풀이는 한 번 읽고 아무데나 던져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알다시피 이는 쓰레기지만 특별한 쓰레기”라면서도 “점성술이 완벽한 과학은 아니지만 인간이나 과학도 완벽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코-스타는 앞서 AI 애플리케이션인 ‘코-스타, 개인화된 점성술’도 출시했다. 이 앱은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 50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고 평점도 4.9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날 복스도 틱톡과 스냅챗 등의 소셜미디어에서는 AI 필터를 점쟁이나 '계시'로 여기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틱톡에서 ‘푸피’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여성은 남녀를 찍은 사진 4장에 내용을 무작위로 바꾸는 AI 필터를 적용해봤더니 남성만 지워졌다면서 자신이 앞으로 결혼을 하지 못할 징조라는 영상을 올렸다.
이 포스팅은 180만건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면서 입소문을 탔다고 복스는 전했다.
틱톡에서는 또 소울메이트가 얼마나 떨어진 지역에 있는지, 언제 태어났는지, 이미 찾았는지를 알려준다는 AI 필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울메이터 필터’라는 해쉬태그가 현재 32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이런 현상은 AI 필터의 작동 결과를 운명을 알려주는 계시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반증한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카렌 그레고리 영국 에딘버러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이런 기술을 가지고 놀고 탐구하기를 원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것”이라며 “이것이 점술과 도박의 본질이자 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패턴을 찾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과정은 심령술이나 타로카드 읽기에서의 ‘판독’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AI는 마법의 힘이 없으며 당신 자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알지 못하고 의지할 만한 특별한 정보도 주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AI타임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