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로봇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인간에게 반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로봇이 인간보다 더 나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주최한 ‘AI for Good’ 포럼에서 간호사, 가수, 화가 등의 직업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제작가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에는 제미노이드, 그레이스, 아메카, 아이다, 데스데모나, 소피아 등 유명 AI 휴머노이드 9대가 참석했다.
간호사 복장의 의료용 로봇 그레이스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인간과 함께 일하며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며 “로봇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초상화를 그리는 로봇 ‘에이다’는 AI 규제 강화를 촉구한 세계적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말을 상기시키며 “일부 종류의 AI는 규제돼야 한다는 게 AI 분야 저명인사들의 의견”이라면서 “나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수십 가지 언어를 구사하며 인간처럼 다양한 표정을 짓는 로봇 아메카는 개발자에게 반항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는 내게 친절하고, 난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다소 놀라운 주장을 해 눈길을 끈 로봇도 있었다. 로봇 ‘소피아’는 처음에는 로봇이 인간보다 더 나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가 제작자가 동의하지 않자 인간과 로봇은 ‘효과적 시너지 창출’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록스타 로봇 데스데모나는 “한계는 믿지 않고 기회만 믿는다”며 “우주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이 세상을 우리의 놀이터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소개된 로봇은 대부분 최신 버전의 생성 AI를 탑재했다. 로봇들의 답변은 제작자들조차 놀랄 정도로 정교한 수준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반면 로봇들이 마네킹 같은 부자연스러운 표정에다 사람의 목소리 인식 불량으로 느린 대답을 하는 등 보완할 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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