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이용구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 교통사고 과실 비율을 평가하는 연구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블랙박스가 사고 영상 정보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 그리고 AI가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연구팀은 사고 영상 1200여건을 분석해 AI 네트워크에 학습하고, 차도나 차선 등 공간 정보와 차량의 움직임과 같은 시간 정보를 동시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정밀한 분석을 위해 3D CNN(콘볼루션 신경망) 기술을 활용했다. 반복 움직임을 주로 인식하던 기존 영상 분석 기술과 다르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차선 변경, 추돌 등 다양한 움직임을 조합했다.
이번 연구로 사고 과실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 제공과 판단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교통사고 과실 비율 평가와 관련한 분쟁이 매년 10만건 이상 발생하는 보험업계에서도 기초 역학조사에 필요한 전문가 인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사자 입장에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추가적인 분쟁 제기 가능성이 감소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한다. 영상 분석 기술을 발전시키면 CCTV를 통한 범죄 예방 및 분석, 자율주행 안전 예방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용구 교수는 “이제 AI가 인식을 넘어 법률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며 "AI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사고 심의 자동화뿐만 아니라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가 주도하고 이성재 박사과정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JCDE'에 지난달 게재됐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