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석 루닛 대표가 향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가 향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AI) 전문 루닛(대표 서범석)이 자체 솔루션 '루닛 스코프'를 고도화, 기존 면역항암 분야에서 항체약물접합체(AKD) 분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구축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10년 뒤에는 주요 글로벌 의료 AI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코스닥 상장 업체인 루닛은 24일 강남에서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10년간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전날인 23일 이사회를 통해 총 2018억72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확보 자금을 R&D 강화 등에 사용할 계획을 밝혔는데, 이날 행사는 이에 대한 액션 플랜과 비전을 밝히는 성격이었다.
 
무엇보다 자체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를 고도화, 기존 면역항암제에서 항체약물접합체(AKD)로 개발 범위를 넓히겠다고 발표했다.

루닛스코프는 AI로 바이오마커를 분석, 질병 보유자에게 알맞은 면역항암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반면 항체약물접합체는 특정 세포를 표적으로 독성 약물을 투여하는 화학 물질로, 단순 항암치료제보다 발달한 형태다. 실제 임상 활용을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AKD 개발 해법으로 '오토ML(AutoML) 플랫폼'을 내세웠다. 오토ML은 학습 과정 자체의 자동화를 뜻한다. 데이터 입력만으로 별도 사람의 개입 없이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어려웠던 분량의 데이터 분석을 가능케 하겠다는 뜻이다.

또 정확한 명령어나 구체적인 목표를 입력해야 했던 기존 AI 모델과는 차별화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분석해달라' 혹은 '놓친 부분도 모두 해달라'는 간단한 지시어만으로 수백 가지의 분석 결과를 내놓는다는 설명으로, 실제 X-레이 사진을 분석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AI 파운데이션 모델 데모 시연 모습
AI 파운데이션 모델 데모 시연 모습

향후 구체적인 목표로는 '자율형 AI' '멀티오믹스' '전신 MRI' 등을 들었다.

특히 전신 MRI에 대해서는 "AI와 결합하면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다수 질병을 한번에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으나, 이는 미국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는 실질적인 사업"이라며, 이를 통해 비용과 시간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루닛은 지난 2012년 AI 알고리즘이나 딥러닝이라는 개념이 등장할 무렵부터 사업을 시작한 기업이다. 이미지 인식 기술을 강점으로 진단 보조 솔루션을 개발하며 최근 상장까지 성공했다.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이 루닛의 성공 기반을 설명하고 있다.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이 루닛의 성공 기반을 설명하고 있다.

루닛의 기술 기반인 백승욱 이사회 의장은 "올바른 팀, 올바른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창업자 6인은 자본도, 의학적 전문성도, AI 지식도 부족한 상태로 시작했다"며 "암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로 하나로, 열심히 배워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물론 춰 개별 솔루션 차원을 넘어 의료 각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내겠다고 거듭 밝혔다.

매출 목표도 이에 걸맞은 거대한 수치를 제시했다. 올 상반기 매출 164억을 달성한 루닛은 한해 1000조 이상의 글로벌 암시장을 겨냥, 10년 뒤에는 매출 10조원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범석 대표는 "무엇보다 AI로 반드시 암을 정복하겠다"며 매츨 목표에 걸맞은 비전을 내세웠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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