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율비행에 성공한 '비스타 X-62A' 모델 (사진=록히드 마틴)
지난해 자율비행에 성공한 '비스타 X-62A' 모델 (사진=록히드 마틴)

미국 공군이 인공지능(AI)이 조종하는 무인 전투기 개발을 위해 7조원이 넘는 예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도살자 로봇(slaughterbots)'으로 불리는 무인 전투기는 자살 임무에 적합하다는 섬찟한 설명이 붙었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미 공군이 AI 기반 무인 전투기를 1000대 이상 제작하기 위해 5년간 58억달러(7조6821억원)의 예산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공군이 추진 중인 'XQ-58A 발키리(Valkyrie)' 전투기는 공중전에서 인간 조종사를 엄호하는 '윙맨'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인간이 돌아올 가능성이 없는 임무에도 이상적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말 멕시코만 상공에서 목표물을 추적해 격추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테스트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자에 따라면 발키리는 시속 550마일(시속 885km)에 작전 고도는 4만5000피트(1만3716m)이며 범위는 3000해리(55만5600km)에 달한다.

예산을 검토 중인 미 의회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I 전투기의 대당 비용은 300만달러(약 40억원)에서 2500만달러(약 331억원)으로, 유인 전투기보다 훨씬 적으며, 활용도가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 공군과 국방부는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기밀을 이유로 전투기 개발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당연히 인권 옹호 단체는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메리 웨어햄 휴먼 라이츠 워치 무기 부문 책임자는 "살인을 기계에 아웃소싱하고 컴퓨터가 생명을 빼앗도록 허용함으로써 도덕적인 선을 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AI 무기 반대자들은 이를 도살자 로봇으로 부른다고 전했다. 기존의 '킬러 로봇'보다 광범위한 살인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019년부터  "인간 개입 없이 생명을 앗아갈 힘과 재량권을 가진 기계는 정치적으로 용납할 수 없고 국제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미 공군과 록히드 마틴 등은 지난 2월 AI를 이용해 17시간 이상 전투기 운항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용한 모델은 미 공군 주력 기종인 F-16을 기반으로 록히드 마틴 등의 AI 시스템을 탑재한 것으로, '비스타 X-62A'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시 미 공군은 이처럼 AI 및 자율비행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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