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인공지능(AI) 서비스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가 최신 JBL 스마트 스피커에 동시 탑재된다. 스마트 스피커 업계 최초로, 그간 양사의 갈등까지 겹치며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3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의 스피커 브랜드 JBL이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합하는 ‘어센틱(Authentics)’ 스마트 스피커 3종을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3종의 JBL 어센틱 스마트스피커는 다음달 17일 출시되며, 가격은 300~700달러(44만~93만원)로 책정됐다.
이에 따르면 JBL 어센틱 스마트 스피커의 특징은 최초로 하나의 스피커에서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해당 모델을 구매한 고객들은 '헤이 구글'과 '알렉사'라는 명령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로 재생한 음악이나 알람을 아마존 알렉사를 통해 음소거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또 각각의 음성 AI에 명령한 내용은 별도로 저장, 관리된다.
아마존과 구글은 이번 시도가 시험적 의미가 강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두 회사는 향후 자체 제작 장비에 상대방의 음성 AI 서비스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실제로 이번 통합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분석된다. 그동안 구글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모두 갖춘 스마트 장치 구축을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알렉사는 올해 초 기준 약 5억대의 기기로 상당한 설치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본 도우미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공해 왔다. 2019년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10억대 이상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두 회사가 충돌할 일은 많지 않았다.
따라서 두 회사는 이번 통합을 첫 대결 무대로도 여기는 분위기다. 똑같은 조건에서 어느 쪽 음성 비서를 더 많이 사용하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통합에 집중하고 있으며,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관계자도 "이번 통합은 우리 현 위치뿐 아니라 고객 감정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를 파악하는 과정"이라며 "통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