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앨런AI연구소 CEO인 오렌 에치오니 박사가 한국도 이제는 인공지능(AI) 규제에 대해 노선을 정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규제를 내세우는 유럽연합(EU)형 모델과 기업의 자발적인 규제를 유도하는 미국형을 예로 들었다.
에치오니 박사는 13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AI 서밋 서울 2023(AIS 2023)’에서 키 노트에 참가, 화상 통화 형식으로 생성 AI와 스타트업, 윤리와 규제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우선 생성 AI의 난제로 딥페이크 콘텐츠의 파급력을 꼽았다. 특히 사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높은 퀄리티의 거짓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면 인식에 따른 사생활 침해도 문제로 들었다.
이와 관련한 AI 규제 문제도 파고 들었다. 특히 이 분야에 대해 세계적인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한국도 "결정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실제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EU나 미국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그 중간에서 고유한 규율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는 관련 업계의 광범위한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정부 주도로 관련 포럼이나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다수의 회의를 거쳐 의견을 정책에 담는 식이다.
또 에치오니 박사는 비즈니스에도 정통한 'AI의 대가' 답게 AI 스타트업의 딜레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API를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은 자체 모델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찾아오지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내용이다.
한편 그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AI 스타트업으로 동영상 검색 전문 트웰브랩스를 꼽았다. 또 머지않은 시기에 스타트업을 포함해 다수 AI 기업이 수십억달러 이상 매출을 달성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황성주 KAIST AI 대학원 교수는 AI를 생명체처럼 다루는 내용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공슈퍼지능(ASI)'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근거로 '자가진화 AI(Self-Evolving AI)'라는 것을 꼽았다. 이는 사람의 역할을 아예 배제한 AI로,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AI의 최종 진화 버전이다.
지난해 관련 연구를 기반으로 딥오토에이아이를 창업한 황 교수는 AS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조'의 뉴럴 네트워크를 생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생명체처럼 모델을 직접 생성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다른 장점을 가진 모델을 결합하는 '솔루션 교배'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외 학습과 학습 가이드의 결합으로 기존 데이터 학습으로 인한 편향을 극복한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 산업에 종사 중인 국내외 연사들이 등장, AI를 도입했거나 검토 중인 기업을 위한 다양한 조언을 전달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이틀간 이어진다. 14일에는 '트랜스포머' 논문의 제 1저자인 아시시 바스와니 박사와 '시리'의 창시자인 릐크 쥘리아 르노 그룹 최고 과학자가 연사로 등장한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