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이스라엘 분쟁의 불똥이 빅테크들에게도 튀었다. 유럽연합(EU)이 관련 불법 정보나 허위 정보가 떠도는 대형 SNS 기업에 강력한 경고를 날리고,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근거로 조사에 들어갔다. 대상 기업은 X(트위터)와 메타, 틱톡 등이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2일(현지시간) 티에리 브르통 EU 산업 책임자가 메타와 틱톡이 정보 조치에 미흡하다고 질책한 뒤 DSA에 따라 X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힌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브르통 책임자는 전날인 11일 일론 머스크 X 소유주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에 공문을 발송, 각 회사가 서비스 중인 SNS를 통해 급속하게 유포되는 하마스 관련 불법 및 허위 정보에 대한 조치 방안을 24시간내 통보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8월25일부터 적용된 DSA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유해 콘텐츠와 딥페이크를 자체적으로 걸러낼 것을 요구하는 법으로, 이를 어길 시 전 세계 매출의 6%까지 벌금을 물 수 있고 서비스를 중지할 수도 있는 강력한 규정이다.
현재 틱톡에서는 해시태그 #Palestine은 278억회 이상의 조회수, #Israel은 230억회를 기록할 정도로 관련 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대인 부모들이 자녀에게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삭제를 지시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자 X는 "하마스 관련 계정 수백개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브르통 책임자는 X 게시물을 통해 "DSA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의 첫번째 단계인 공식 정보 요청을 X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WSJ은 "X가 머스크 인수 이후 처음으로 겪는 중요 사태에서 콘텐츠 정책 실패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스라엘 AI 스타트업에 대한 안부를 확인한 결과도 나왔다. 벤처비트는 11일 일부 이스라엘 AI 스타트업 관계자들과의 이메일 접촉에 성공한 사실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대형언어모델(LLM) 기업인 A21 랩스의 공동 창업자 요아프 쇼햄이 포함됐다. 쇼햄 창업자는 "현재 집에서 가족들을 살피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또 이스라엘 최대 AI 커뮤니티 '머신 앤 딥러닝이라라엘'의 창립자 유리 에리아바예프는 "많은 AI 연구자와 과학자들이 자연어처리(NLP)와 비전 등의 기술을 동원해 허위 정보를 가려내고 납치된 사람들을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직원들이 전쟁에 동원되고 대피소로 피하는 상황에서도 정상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엔비디아는 15~16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서 개최하려던 '엔비디아 AI 서밋’을 취소했다.
또 이스라엘에는 A21 랩스를 비롯해 '벡터 데이터베이스'로 스타덤에 오른 파인콘, CrM전문 유니콘 기업 공(Gong) 등이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며, 생성 AI 스타트업도 최근 5개월간 67개에서 144개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