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규제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이 낮은 AI 칩까지도 중국 수출 길이 막힐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이터는 1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중국과 우려 국가에 허가 없이 AI 칩을 수출하지 못하는 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새로운 규정은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수출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 만든 저사양 제품의 수출까지도 막는 조치를 포함한다. 소식통은 어떤 칩이 추가로 금지될 것인지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엔비디아의 H800은 미국 정부가 차단하기를 원했던 반도체라고 전했다. 또 노트북과 같은 소비자 제품용 칩은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개발해 군 무기 등에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 통제 규제를 시행하고,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A100과 H100의 중국 판매를 금지했다. 여기에 더해 엔비디아가 미국 수출 통제를 우회하기 위해 만든 성능이 낮은 H800도 중국 시장에 유입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것이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와 같은 중국 빅테크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엔비디아의 H800 칩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성능을 낮춘 반도체조차도 미국 정부의 별도 허가를 받지 않으면 중국 기업에 팔지 못하게 됐다.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수출 제한 사양을 밑도는 반도체라도 중국으로 선적하기 전에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통보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또 새로운 규정을 통해 중국 기업이 해외에 있는 중국 사업부를 통해 미국 AI 칩에 접근할 수 있는 허점을 막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지난 8월 엔비디아와 AMD에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동 일부 국가를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의 AI 칩 출하를 제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나 동맹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접근 제한은 일단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클라우드까지 봉쇄할 것인지를 고민 중이다.
새로운 규정이 바르면 이번 주 초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달 초 바이든 행정부가 양국의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AI 칩과 제조장비 수출 금지 강화 계획을 중국에 알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