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단 리에 (사진=인스타그램)
쿠단 리에 (사진=인스타그램)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에 AI가 일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일본 문학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재팬투데이는 5일(현지시간) 최근 소설 ‘도쿄 동정 타워(Sympathy Tower Tokyo)’로 제17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 쿠단 리에가 수상 소감 발표에서 “챗GPT의 도움을 받아 글을 썼다”라고 밝혀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쿠단은 “소설에 등장하는 가상의 기술인 ‘AI 빌드(AI-build)’가 주인공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에서 챗GPT를 적극 활용했고, 대화 내용 가운데 약 5%는 AI가 생성한 문장 그대로 인용했다”라고 말했다.

또 “챗GPT와 개인적인 문제로도 교감을 나눴다”라며 “AI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공존하며 창의력을 더욱 발휘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업계 반응은 엇갈렸다. 아쿠타가와 시상위원회는 "그의 작업이 실질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챗GPT 사용을 문제 삼지 않았다.

히라노 케이이치로 시상위원회 위원은 “쿠단 리에의 수상작이 생성 AI를 사용해 쓰였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라며 “앞으로 문학계에서는 이런 종류의 문제가 불거지겠지만, ‘도쿄 동정 타워’는 생성 AI를 언급할 만한 그런 류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시상위원회의 해명에도 논란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오카와다 아키라 문학평론가는 "이미 많은 작가들이 주제나 글쓰기 구조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아직도 AI가 생성한 텍스트를 사용하여 뛰어난 스토리를 만들 수는 없지만 그것이 결국 작가의 창의성을 대체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지금은 5% 정도만 AI의 도움을 받은 작품이 나왔지만, ‘괜찮다’의 기준이 무엇인가”라며 “언젠가 AI가 100% 대필해 준 작품이 나온다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특히 AI가 자주 등장하는 장르인 SF에서는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SF 부문의 '호시 신이치' 상은 AI가 생성한 텍스트를 추가 또는 수정 없이 포함하는 것을 금지하고 프로세스에 대한 기록을 유지하는 등의 AI 생성 콘텐츠 사용에 대한 요구 사항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반면 아쿠타가와상을 주관하는 일본문학진흥회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