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에 이어 AMD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맞춤형으로 성능을 낮춘 제품까지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에 걸렸던 것과 똑같은 흐름이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AMD가 중국 시장 맞춤형으로 개발한 AI 칩을 판매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에 막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AMD는 중국 시장만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수출제한 기준을 충족하도록 성능을 낮춘 AI 칩을 설계, 상무부 승인을 받고자 했다. 이 제품이 중국 이외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성능이 낮다는 게 AMD 측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AMD의 AI 반도체가 여전히 너무 강력하다며 이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상무부 산업보안국의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AMD가 라이선스를 신청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2022년 10월에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AI 칩 'A100'과 'H100'의 사양을 낮춘 중국 수출용 'A800'과 'H800'을 설계해 판매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A800과 H800 수출도 막히자, 엔비디아는 더 사양을 낮춘 'L20' 'L2' 'H20' 등을 내놓았다.
엔비디아는 대중 매출 비중이 20% 가까이 되지만, AMD는 중국 시장의 비중이 작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 수출통제에 영향을 받는 등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AMD도 새로운 'MI300' 라인업에서 중국용으로 따로 설계한 'MI309'를 만들어 중국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텐센트와 바이두 등은 미국의 새로운 기술 표준에 따른 엔비디아 칩을 대량 비축하고 향후 1~2년 동안 챗봇의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경우 미국의 금지 조치 이후 자체 AI 반도체 등 칩 제조 역량을 높이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