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신규 인공지능(AI) 칩 3종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수출 규제가 강화되자, 이를 우회하기 위해 성능을 하향 조정한 맞춤용 칩을 개발한 것이다.
로이터는 9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21경제네트워크를 인용, 엔비디아가 중국용 AI칩 'HGX H20' 'L20 PCIe' 'L2 PCIe'를 제작해 빠르면 16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지 한달도 안 돼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셈이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9% 상승했다.
미국은 지난달 엔비디아의 고급 AI 칩 2개와 고성능 게임 칩 1개의 중국 판매를 차단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엔비디아가 지난해말 실시한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제작한 중국 맞춤용 칩 'A800'과 'H800'이 포함돼 있다.
이런 까닭에 전문가들은 추가 수출 통제 조치가 사실상 엔비디아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엔비디아가 이번에 내놓은 AI 칩은 최신 'H100' 기술을 기반으로 했지만, 성능은 기존 H800보다 더 하향 조정했다. 또 제품 출시일을 감안하면 일찌감치 추가 제재를 예상하고 대비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공싣식인 답변은 거부했지만, 업계는 엔비디아의 중국 의존도를 고려할 때 빠른 대처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70억달러(약 9조1800억원) 규모의 중국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인텔도 중국을 위한 새로운 AI 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21경제네트워크는 전했다. 인텔도 중국 시장을 겨냥한 AI 칩 '가우디2'를 출시했지만 새로운 수출 금지 조치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정부의 이 같은 수출 통제 조치가 오히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에 자국 시장에서 확장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앞서 지난 7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가 화웨이에 AI 반도체를 1600개를 주문했으며 화웨이가 그중 1000개를 이미 납품했다고 보도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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