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인텔과 퀄컴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허가를 취소하며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화웨이가 최근 인텔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탑재된 노트북을 공개하자, 다시 제재 수위를 높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불룸버그는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과 퀄컴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 수출 허가가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화웨이가 최초 AI 노트북인 '메이트북 X프로'를 출시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는 인텔의 새로운 '코어 울트라9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당시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 상무부가 인텔에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허가를 해준 결과로, 최신 제품이 출시됐다며 비난했다.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수출 관련 '특정 면허'를 취소했다"라고 밝혔으나, 어떤 기업의 수출 라이선스를 취소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화웨이에 대한 인텔과 퀄컴의 반도체 수출 라이센스가 취소됐다고 지목했다. 또 "이번 조치는 화웨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소비자 장치에 사용되는 미국산 반도체 판매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맥컬 미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퀄컴과 인텔에 대해 "이 회사들은 우리가 평소 중국과 너무 가깝다고 걱정한 곳"이라며 "이번 조치는 중국의 첨단 AI 개발을 막는 데 핵심적인 것으로, 화웨이에 판매되는 모든 칩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지난 2019년 화웨이를 수출 통제 명단에 포함하는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블랙 리스트에 오른 기업에 미국 기업이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하려면 정부의 별도 수출 라이센스를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를 포함해 미국 정부는 수출 통제 이후에도 화웨이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등을 수출할 수 있는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소비자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의도였다..
이로 인해 퀄컴은 스마트폰에 탑재할 반도체를 수출했고, 인텔은 새로 출시된 화웨이 AI 노트북에 코어 울트라9 프로세서를 공급했다.
화웨이는 앞서 미국의 수출 통제에도 지난해 자체 설계한 7나노 칩이 탑재된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를 선보이며 판매 흥행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선 수출 제재가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을 막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화웨이와 협력 관계에 있는 중국 업체 6곳을 수출 통제 명단에 올리는 등의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기업과 화웨이 간 거래를 제한하는 데 이어, 화웨이 제품에 필요한 중국 반도체 공급망에도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퀄컴 주가는 0.93% 하락한 180.15달러, 인텔 주가는 0.94% 내린 30.68달러에 마감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